오늘 오후에 강남의 모 백화점에 들려 일을 보고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후드코트같은 곳에 빙 둘러앉아 냉면을 먹고있는데, 나이많은 여자분이 제 옆자리에 앉더라고요. 저보다는 약간 많은듯합니다.
그 여자가 음식 만드는 남자랑 잘 아는 사이인지 사적인 이야기를 하더니 요즘 장사가 어떠냐고 물어보는거예요. 그러니까 잘 안된다고, 작년의 절반 정도밖에 안된다고 해요. 상대 여자와 안에서 서빙하는 다른 여자들도 심각하게 끄덕이며 동조하더라고요.
남자 주장장은 좀 오바했는지, 절반은 아니고 그 정도로 심각하다고, 이게 다 문재인 때문인데, 그 인간땜에 되는게 없다고. 퇴임하면 감옥 보내야한다는거예요.
제가 요즈음 정치때문에 주변인들에게 스트레스 받은게 많아 왠만하면 못 들은척 넘어가려고 했고, 남편도 제발 어디가서 정치 이야기는 하지말라고 사정해서 모른척하고 있었는데, 감옥 어쩌고하는 소리에 열이 받쳐 터져버렸습니다.
"저기요! 문재인 대통령이 뭘 잘못했는데요? 예? 한번 구체적으로 말씀해보실래요?"
주방장은 물론이고, 손님, 일하는 여자들이 눈이 휘둥그래지고 놀라는겁니다.
제가 너무나 정색을 하고 심각하게 물었거든요.
"문대통령이 박근혜처럼 무능해서 나랏 일을 망쳐놨나요? 이명박처럼 나랏돈 몇조원을 해먹었나요?
아니면 문통이 비자금 뒤로 감쳐논게 있나요? 말씀해보세요? 뭘 잘못했냐구요? 예?"
아니 대통령이면 이 나라의 기둥인데 욕 할수도 있지 뭐 그러냐고 합니다.
"그래요. 욕 할 수 있어요. 근대 사실을 알아보고 욕하세요. 전부 거짓 뉴스로 여론몰이 하는거잖아요 지금. 감옥을 가야한다느니 하는 소리가 할소리예요?"
"지금 세계에서 미국말고 경제 좋은 나라가 어디에 있나요? 중국도 죽겠다하고, 일본은 좀 있으면 부도난다고 하고, 독일도 우리나라에서 배워야한다고 뉴스에 나오는 판이데, 여기서 뭘 어떻게 잘 하라는겁니까? 지금 세계 경제가 다 안좋단 말입니다"
일하는 여자중 한분이 고개를 끄덕거리더라고요. 이해한다는 뜻인거 같아요. 옆에 앉은 여자는 도망가 버렸구요. 주방장을 비롯 다른 사람들은 아무말도 못하더라고요.
하여튼 듣던말던 몇마디 더 떠들다가 왔습니다.
확실히 알았습니다. 사실을 제대로 짚어주며 따박따박 반박을 하면 저들은 아무말도 못한다는것을요. 저들은 실체도 없이 두리뭉실 분위기로 떠들어대요..
제가 다니는 교회의 은퇴하신 명예 목사님이 이쪽으로 대표되는 몇 안되는 존경받는 분인데, 얼마전 주일 설교때 설교할 내용을 프린트화해서 주보 사이에 끼워주었는데, 내용을 보니 지금 일본과 잘 지내야하며, 핵으로 위협하는 북한이 주적이라는 뭐 그런 내용으로, 일본에 함부로 항거했다가 한일합방을 맞이했다는 논리를 펼치셨더라고요. 조국도 비난하고. 이 정부는 전문가가 없다고...
남편과 나는 그 프린터된 글을 읽고 예뱨 전에 그냥 나와 버렸습니다.
평소 북한 일을 많이 하셨던 분으로 통일을 대비해서 우리가 많이 인내하고 기다려야하며 언제 어느때 통일될지모른다며, 그때는 우리가 희생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강조하셨고, 북한 아이들 영양실조가 심하니 분유도 보내고 하시던 분이었습니다. 그런 분이 이렇게 변할수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뭐 교인들 말로는 결론은 기도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역시나 그 설교 내용이 좃선일보에 실렸나봅니다.
평소 저희 부부를 이뻐하고 저도 존경하고 아버지처럼 따르던 분인데, 완전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랄까 배신감? 이런 감정에 한참동안 우울하고 힘들었습니다.
교회 권사님들과도 그 설교가 화제가 되니 당연 모임등에서 갈등이 심해지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교우들과의 마찰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오죽하면 교회에서 정치이야기는 교인끼리 하지말라고 주의를 계속 주더라고요. 틀린게 아니라 다른거라고.
거기다가 두 아들놈들도 조국 딸 문제로 비난을 하는데, 이 정부를 비판하는 큰 아들에게 너 박사모니?하고 묻는 바람에 완전히 화가 나 저하고 틀어지고 말도 안하고 며칠을 지냈어요.
둘째 아들은 이 정부를 지지하지않지만, 평소에 "우리 이니 잘 있어요?" 하며 놀려대던 아이인데, 결혼하더니 완전히 돌아섰구, 그 사돈 내외도 골 때리는게 이 상황에 일본 골프여행을 두번이나 갔다 왔답니다.
내부 피폭되면 나중에 방사능이 몸에서도 나오는데 아기에게도 좋지않은데 굳이 일본으로 가는 이유가 뭐냐고 아들과 며느리에게 물었더니, 그애들도 계속 말렸는데, 깨끗하고 가깝다고 간답니다.
에휴 제가 이러고 삽니다.
큰 아들은 요즈음 나경원 장재원 사건등 검찰의 행태를 보더니 제 마음을 이해하고 수긍하더라고요. 조국 장관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인정하고요.
얼마전엔 결혼식을 다녀오는 차안에서 조국 후보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말들을 하는데(전 정치 이야기 먼저 하지않습니다.) 한 교회 권사가 문과생이 외고에서 어떻게 고대 이과를 갈 수 있냐고 비난을 하길래, 우리 큰 아들이 한영외고 고려대를 갔는데, 원래 연고대가 공부 잘하고 내신 안좋은 애들 잡을려고 여러 전형을 많이 만들었다 말해줬어요.
조국 딸의 문제는 너무 쓸데없이 스팩을 많이 쌓은거다 그랬더니 우리 아들은 공부를 잘하지않았냐고?
조국 딸이야말로 공부를 진짜 잘한 애고 우리 아들은 내신 거의 꼴찌였다고.
근데 우리 아들 외고 다닐때 자기 영어가 원어민 수준인데(번역본보다는 원서가 더 편하다고 함) 자기보다 잘하는 애들이 많다는거예요. 한영외고에서 연고대가는건 왠만하면 다 갔습니다.
결정적인건 추석 며칠전에 장가간 아들부부와 저녁을 먹는데, 추석 전날 잠깐이라도 와서 전을 부치는 게 어떻겠냐? 아니면 임신중이니 힘들면 추석날 아침에 올꺼냐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 아들이 정색을 하며 자기 마누라 스트레스 받게 그런 얘기한다며 짜증을 내는겁니다.
순간 눈물이 나는데 억지로 참았습니다.
걔들이 가고난 후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내 인생이 왜 이런지 모르겠다고, 다들 아들을 내려놓아야하다고 말합니다. 물론 저도 그애에 대한 집착 이런거 한푼어치도 없습니다.
자기 어머니를 너무 챙기고 매일 전화하고 연인처럼 지내며, '내 돈 내 맘대로 부모님께 쓰는데 당신이 뭔 상관이냐'고 제게 상처주는 남편(물론 저에게도 잘하긴 합니다)과 사는 저인데, 이젠 아들들마저 뒤통수를 치고 존경하던 목사님, 교인들과도 그렇고...
엉엉 울면서 수면제 30알 먹으면 안 아프고 죽을 수 있냐고 남편에게 물었더니, 절대로 안죽는다고, 위장만 버린다고 그러네요.
한동안 마음이 어둡고 우울해 못 살겠더라고요.
내가 이래서 마음에 맞고 통하는 가생이에서 살 수 밖에 없지않냐고 했더니 남편도 인정하더라고요.
죄송합니다. 요즘 상처받은 일이 많아 벙때리며 살다가 하소연겸 이곳에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