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쪽 일 하는 사람입니다.
가끔 사람 펑크나면 관련전공 대학생이나 프리랜서 불러서 땜빵하곤 해요.
문제는 인건비...
요즘 무대관련 하루 일당 15만원이 일반적입니다.(일단 제 주 분야인 음향쪽만 얘기해 볼께요.)
이르면 아침 9시에 현장에 도착해서 공연 끝나고 정리 마치는 밤 11시 혹은 규모에 따라 새벽 1시 정도에 퇴근..
빨리 끝나도 13시간.. 늦으면 15~16시간 노동강도인거죠.
그런데 이 15만원이라는 인건비가 제가 기억하기로는 2001년에도 15만원이었다는거..
결국 19년 동안 스텝 인건비는 단 1도 오르지 않았다는겁니다.
한동안 스텝 알바 안쓰다가 2주전 행사때 알바 두명을 썼습니다.
평소에도 스텝 인건비 문제 있다 생각하고 있던 차에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싶어 일당 20만원을 주고 쓰기로 내부방침 정하고 그때 그렇게 줬습니다.
오늘 인근 음향업체 사장님 한테 전화가 왔네요.
왜 시장가격(?) 왜곡 시키고 흔드냐고... 아무래도 그때 불렀던 대학생네 학교에 알바비 20만원이 소문났던 모양입니다.
몇몇 학생들이 20만원 받아야 한다고 얘기했던 모양이예요.
알바비 15만원이 언제적 15만원이냐.. 이러면서 일할 사람 없다고 난리 치는게 정상이냐 하고 맞받아 치고 말았습니다만.. 참 기분 찝찝 하더군요.
걔네들 나름 고급인력이예요.
기본적인 룰과 이론, 능력 없으면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다는 얘기죠.
그런 애들 데려다가 15시간 일 시키면서 19년전 급여 고수한다라..
그러면서 이 바닥에 젊고 능력 있는 친구들이 남아있길 바라는게 코메디 이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전히 지금도 90년대 시절 한달 급여 식대포함 25만 원 받으면서 일주일에 하루 집에 들어가던 시절 들먹이면서 요즘애들 열정 없다고 한탄하는 감독님들 많으세요.
단도직입 적으로 말하자면 애사심, 열정.. 그거 다 돈에서 나오는겁니다.
다른 회사보다 한푼이라도 더 주면 없던 애사심, 없던 열정 생기는거예요.
오늘 저한테 전화하신 사장님.. 계속 이러면 이 바닥에 소문내서 우리 회사 매장 시킬꺼라고 하든데.. 그러라고 할까봐요.
동업자 정신이 참 아쉬워지는.. 그런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