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이는 마음으로
영화 "반도"를 보기 위해,
평소 수면시간의 '반도'안되는 잠을 잔채로
조조할인과 통신사할인으로 '반도'안되는 신나는 금액으로 결제하고,
기분이다며 와이프랑 팝콘과 거금(?)의 손바닥 '반도' 안되는 맥반석 오징어까지 뜯으며,
전체객석의 '반도' 못미치는 널널한 극장안을 보며 흐믓한 미소를 머금고선,
그렇게 우리 부부는 좌석등받이 높이보다 '반도'안되는 세상편한 자세로 두다리 쭉펴고 앉았다.
아......
갑자기 어릴적 마을냇가에서 친구들과 손잡이그물인 '반도'를 들고서 고기잡던 기억이 났다.
그 '반도'안엔 온갖 잡고기(지금은 희귀하지만)들...꽃피리, 중태기, 빠가사리, 미꾸라지등이 펄떡 거렸다.
영화 "반도"를 보고 있는 내내,
그 어릴적 '반도'속에 어쨋든 도망치려 퍼덕이던 물고기들의 꿈틀거림이 이순간 내자신이 아닐까 생각했다.
영화 "반도"속의 온갖 긴장감이라고는 일도없는 소음속에서,
이젠 노래가사의 '반도' 생각 안나지만, 그 예전, 듀스의 노래가 스쳐지나간다.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
팝콘과 콜라, 아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오징어까지 '반도' 채 안먹고 나오고 싶기는 영화 "백두산" 이후
두번째다.
아내의 원망같은 눈빛이 마구 내게로 꽂히더니, 드디어 난 맥반석 오징어처럼 '반도' 안되게 쪼그라 들었다.
솔직히, 아내가 좋아하는 강동원의 연기력에 난 아내의 기대의 '반도'기대 안했지만,
도데체 연상호감독에게 무슨일이? 그 부산행사단들은 갑자기 '반도(반란을 꾀하는 무리)'가 되었단 말인가?
영화가 끝나자, 난 마치, 선경에서만 존재한다는 '반도(삼천년마다 열린다는 복숭아)'를 받아든 느낌이었다.
집으로 가는 내내, 와이프의 새침한 눈살이 아직 할부금의 '반도' 못갚은 차량앞유리 와이퍼의 끽끼대는
소리로 와 내 달팽이관에 제대로 꽂혀 어질어질하다.
다가올 후폭풍을 생각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던 내게,
아내는 슬며시 내 어깨를 토닥이며 되려 날 위로해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