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셔서 몸은 피곤한데 의외로 정신이 말똥말똥했던 어느 날.
집에 들어 갔더니 뭔가 낌새가..
불을 켜니까 쉬쉬식 후다다닥..... 모여있던 바퀴들이 사라지는 소리.
평소 불안하고 찝찝하게 생각했던 저 천장의 구멍.
거기에서 두 마리가 나오는 걸 목격했어요.
아니 저 구멍은 무엇이며 왜 그대로 방치를 했을까?
낼 출근 해야 하는데.. 시간은 새벽 2시가 넘어가고 호기심은 커져가고 분노는 더 커져가고...
저번에 사둔 중국제 에프 킬러는 충분한 분량이고 (대략 7통 정도)..
피곤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슬리퍼 벗고 운동화로 갈아 신고 쓰레받기랑 빗자루도 준비하고..
의자밟고 올라가서 에프 킬러를 반통 쯤 쏘았습니다. 그 구멍을 향해..
그 기체가 액체가 되어서 바닥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잠시 정적.. 그리고 약 10 여초 후.
쒸이익! 쒸이익! (바퀴떼거리들이 내는 소리)
파르르르! 파르르르! (바퀴떼거리들이 날라다니면서 내는 날개짓 소리)
전쟁이었습니다
얼굴을 향해 날라오는 바퀴를 쓰레받기로 쳐내고 발로 밟고 에프킬라를 뿌리고
편대비행에 중대돌격에 바닥이고 식탁이고 터진 바퀴 부상당한 바퀴
도망가는 바퀴 공격하는 바퀴...
막고 때리고 밟고 뿌리고.. 구멍에선 계속 쏟아져 내려오고...
.
.
.
전쟁이 일단락 됐습니다.
에프킬러 거의 4통정도 소진.. 바닥에 고인 에프킬러 물과 바퀴 사체들..
빗자루 쓸어 한데 모으다가 문득 생각이 들어 세어보니 146마리!!
이미 해는 떠서 반짝반짝..
온 몸은 땀 투성이..
1층 주인 아줌마 소환.. 보셨죠?
저 구멍 이번 주 내로 안 메꿔 주면 나 딴 집 알아봅니다!
전화.. 나 오늘 못나가요
바퀴벌레 사체 어떻게 처리할까 생각하다가
쓰레받기에 모아 베란다에서 밖으로 투척..
퍽 퍽 퍽 퍽 (바닥에 떨어지면서 나는 소리)
순간 동네 개들 우르르 왕~~~ 멍~~~
허겁지겁 후루룩 쩝쩝..
맛있냐?
많이 먹어라
여기 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