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퇴진과 군주제 개혁을 촉구하는 태국 시위대의 반정부 시위가 태국 정부의 물리력 동원에도 계속 확산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반정부 시위의 규모가 2014년 쿠데타 이후 최대로 커지면서 지난주부터는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살수차)까지 동원했습니다.
■ 홍콩 시위대 전술 도입하는 태국 시위대
그러면서 태국 시위대는 홍콩 민주화 시위에서 사용했던 전술들을 속속 도입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경찰의 최루탄과 물대포 사용에 대응해 지난해 홍콩 시위에서 사용됐던 우산을 들고 나왔습니다.
우산으로 시작된 홍콩 시위대 전술 배우기는 이후 헬멧과 방독면, 플래시 몹과 수신호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 리더 없는 시위대 : "우리 모두 리더다"
지난주 태국 시위 주도자들 다수가 검거되면서 시위대는 전략을 바꿨습니다. 시위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은 있지만, 시위대의 의사결정은 온라인 포럼과 메신저 앱인 텔레그램을 통해 이뤄집니다.
순식간에 대규모 시위대가 모이고 흩어지는 게 가능한 이유입니다. 반정부 시위 주도 단체 중 하나인 프리 유스(Free Youth)의 텔레그램 그룹 구독자는 20만 명에 이르는데요. 태국 당국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에게 이 앱을 차단하도록 명령하기도 했습니다.
영국 BBC와 인터뷰한 한 시위 참가자는 "그들(정부)은 지도자를 체포하면 우리를 막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지만 소용없는 짓입니다. 우리가 모두 리더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핵심 리더십의 부재는 지난해 홍콩 시위의 중요한 특징이었으며 7개월 동안 시위가 지속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BBC는 평가했습니다. 태국의 소셜미디에에는 최근 "모두가 리더다(#everybodyisaleader)"라는 해시태그 사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 수신호와 '정글폰' : 새로운 저항 언어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태국 시위대는 수신호로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스피커는 대부분 경찰에 의해 압수되기 때문에 수신호가 시위대 간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수신호의 구성 요소들은 홍콩 시위대에서 빌려온 것들이 많습니다.
헬멧이 필요하면 머리 위에 손을 삼각형 모양으로 올리고, 다친 사람이 있으면 손가락을 꼬아 보여줍니다. 집게손가락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 흩어지라는 경고입니다.
때로는 시위 현장에서 '정글폰(jungle phone)'으로 불리는 방법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누군가 앞에서 '물대포가 온다'고 외치면 뒤에 있는 시위 참가자들이 반복해서 외쳐 파도처럼 뒤에 있는 참가자까지 들리게 하는 방식입니다.
■ 국경을 넘은 연대 : '밀크티 동맹'
태국과 홍콩의 시위는 모두 그 지역 내부 문제로 출발했지만 서로 연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조슈아 웡 등 홍콩 시위 활동가들은 "태국과 함께한다"는 팻말을 들고 태국 반정부 시위대에 연대를 표시하며 홍콩 주재 태국 영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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