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인절스 소시아 감독은 루키 포수 최현의 노력과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큰 발전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민기자닷컴 |
LA 에인절스의 마이크 소시아 감독(53)은 포수로는 드물게 드래프트 1라운드에 뽑힌 선수입니다. 1976년 드래프트에서 LA 다저스가 1라운드 19번째로 선택했고, 13년간 다저스 유니폼에서만 1,441경기를 뛰었습니다.
당대 최고의 수비형 포수로 전통의 투구 왕국인 다저스를 이끌었고 1988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의 주역이기도 했습니다. 소시아의 교과서적인 홈플레이트 블로킹은 역대 최고라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공격에서도 통산 2할5푼9리에 68홈런 446타점을 기록하며 필요할 때마다 제 몫을 해주는 선수였습니다.
두 차례나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이제는 MLB에서도 명장의 반열에 오른 소시아 감독은 에인절스 사상 최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어냈고, 12년째 에인절스를 이끌며 1,010승 832패로 ‘1천승 감독’이 됐습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1라운드 드래프트 픽 포수를 지도하며 후계자 수업을 시키고 있습니다. 한국계 동포인 최현(23 미국명 행크 현초이 콩거)은 소시아가 1라운드에 뽑힌 지 딱 30년 만인 2006년 드래프트에서 에인절스가 1라운드 25번에 뽑은 포수입니다.
6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의 홈구장에서 소시아 감독을 만나 최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최현(행크 콩거)의 루키 시즌은 지금까지 어떤가.
▶메이저리그 레벨에서 필요한 많은 것들을 열심히 빠르게 배우고 있다. 수비적으로는 이미 뛰어난 수준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으며 팀을 위한 중요한 안타도 쳐주고 있다.
-첫 시즌인데 계속 메이저에 머물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당연하다. 지금처럼 팀을 위한 공헌도를 보인다면 당연히 빅리그에 머물 자격이 있다. 행크에 대한 우리의 기대가 아주 큰데 지금까지는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다.
-다저스에서 전성기 시절 최고의 수비형 포수로 명성을 떨쳤는데 수비적으로는 얼마나 발전하고 있는가.
▶행크는 마이너리그에서 부상 때문에 포수로서 많은 이닝으로 소화하지 못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최현은 마이너 5시즌 동안 410경기를 뛰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행크는 수비적으로 정말 빠르게 발전하며 필요한 기술과 경험을 습득하고 있다. 포구 능력이나 수비력은 이미 메이저리그 정상급 포수 수준에 도달했다고 본다,
-공격적인 측면은 어떤가.
▶사실 우리는 행크의 공격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좌타석에서만 뛰고 있다. 스위치 타자지만 왼손으로 칠 때 파워도 좋고 더 뛰어나다. 그리고 지금은 노장 포수(마티스)가 주로 왼손투수를 상대할 때 기용되므로 현재는 왼손 투수를 상대할 기회는 거의 없다.
-그의 장단점을 평가한다면.
▶나는 우리 선수를 그렇게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모든 어린 선수는 배워나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는 정말 빠르게 잘 배워나가고 있다. 빅리그에 올라오는 젊은 선수는 우선 이 레벨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하고 최대한 많은 것을 흡수해야 한다. 포수로서 공을 받아야 하니 우리 투수들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지만 타석에서 맞서야 하는 상태 투수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한다. 행크는 열심히 노력하면서 이 모든 것들을 빠르게 배워나가고 있다.
-행크의 포지션 변경에 대해 절대 반대했다고 들었다. 행크도 오랫동안 소시아 감독 밑에서 에인절스의 포수로 뛰고 싶다고 했는데 그렇게 되겠는가. (웃음)
▶글쎄, 함께 지켜보자. (웃음) 행크는 포수로서 대단히 좋은 자질을 지녔고 잠재력이 큰 선수다. 지금처럼 성실히 배워 나간다면 아주 뛰어난 포수로 오래 활약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그가 루키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요즘 타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그러면서 배우는 것이다. 당장 지나친 기대보다 꾸준히 그의 성장을 지켜보는 즐거움을 누릴 것이다.
최현은 최근 타격 슬럼프입니다. 5월 20일까지도 2할7푼3리(3홈런 12타점)로 준수하던 타율은 최근 30타수 4안타(1할3푼3리)의 부진에 빠지면서 2할3푼4리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 5월 9일 이래 1타점에 그치고 있습니다.
경기 전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최현은 그러나 여전히 밝은 모습이었습니다. 약간 핼쑥해지기는 했지만,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으며 “힘도 좀 들지만 아주 좋다. 지금도 실내 타격 훈련을 마치고 왔는데 감도 조금씩 다시 살아나고 있다. 즐겁게 많이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슬럼프를 벗어나는 법을 배우는 것도 루키에게는 필수입니다.
그리고 이날 포수 겸 8번 타자로 출전한 최현은 3회말 첫 타석에서 양키스 선발 바톨로 콜론의 공을 때려 우중간 펜스를 때리는 2루타를 쳤습니다. 그리고 후속 타자의 안타와 땅볼로 홈을 밟아 2-2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6회에는 두 번째 투수 로벗슨을 상대로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골라 진루했습니다. 8회에도 챔벌린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 100% 출루를 과시했습니다. 9회에는 양키스에서 가장 빠른 가드너의 도루를 저지하며 강한 어깨와 송구력을 뽐내기도 했습니다.
타격 슬럼프가 왔다고는 하지만 최현은 이제 빅리그에 자리를 굳힌 것으로 보입니다. 선배 포수인 제프 마티스는 최현과 똑같이 33경기에 출전했는데 2할4리에 1홈런 9타점으로 최현보다 공격력이 떨어집니다. 3번 포수로 밀린 보비 윌슨은 12경기에서 2할1푼1리에 홈런, 타점이 없습니다. 25명 로스터에서 누군가를 제외해야 한다면 최현이 아니라 윌슨이 될 것은 명백해 보입니다.
신인의 성장통을 거치고 있지만 최현의 메이저리그 정착 과정은 비교적 순조롭습니다. 드래프트 1라운드 포수 출신 소시아 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차근차근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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