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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8-31 17:47
[MLB] [박은별의 MLB Live]"공 바꿔 줘" 오승환 마음을 알아챈 매서니 감독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3,095  




한국시간 8월31일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경기가 끝난 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클럽하우스엔 라틴 음악이 크게 울려 퍼졌다. 카디널스가 승리했다는 의미였다. 와일드카드를 향해 한 경기 한 경기 살얼음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카디널스 선수들은 연승의 기쁨을 음악과 함께 만끽하고 있었다. 
 
이날만큼은 승리의 기쁨보다 더 다행인 것이 있었다. 선수들과 웃으면서 밥을 먹고 있는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모습을 본 사실이었다. 
 
오승환이 4승째를 달성했다. 9회말 1-1 동점에서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실점없이 막았다. 끝내기 위기는 있었지만 오승환과 포수 야디어 몰리나 콤비가 잘 넘겼다. 위기 뒤엔 곧바로 찬스. 팀이 10회초 결승 점수를 올리며 승리투수는 오승환의 몫이 됐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오승환의 부상이었다. 2사 후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만난 라이언 브론. 그가 친 타구가 오승환 쪽으로 빠르게 향했다. 오승환이 글러브를 내밀어 봤지만 워낙 타구가 빠르던 탓에 잡아내지 못했다. 타구는 오승환의 가슴을 강타하고 굴러갔다. 내야안타. 
 
아찔했다. 오승환은 곧바로 야수들에게 "괜찮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그래도 걱정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마이크 매서니 감독과 트레이너가 급히 뛰어나왔다. 마운드에서 오승환의 상태를 직접 체크했다. 오승환은 아무 일 없다는 듯 “계속 공을 던지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렇게 경기는 이어졌다.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서 오승환의 부상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부끄러운 듯 멋쩍은 웃음을 짓는 오승환. 그의 가슴엔 파스 한 장이 붙어있었다. 오승환은 “괜찮다. 크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다"라며 안심시켰다. 지난 번 타구에 엉덩이를 맞았을 때보다 통증은 덜하다고 했다. 이번에도 큰 부상없이 멍이 드는 정도로 그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그 타구를 처리하지 못한 아쉬움이 더 컸다. 그로 인해 2사 2,3루 위기까지 몰렸기 때문이다. 그는 "캐치를 했어야 하는데 아쉽다"면서 "마운드에서 공을 못 던질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피칭하는데 문제가 없는 것 같아서 계속 던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밀워키 브루어스와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선 쉴 예정이다. 이틀 연투를 했기 때문이다. 부상과는 상관없다.  
 
"감독님이 직접 마운드에서 통역을 해 줬다."
 
오승환(왼쪽)이 경기 전 마이크 매서니 감독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MBC SPORTS+ NEWS 박은별 특파원)
오승환(왼쪽)이 경기 전 마이크 매서니 감독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MBC SPORTS+ NEWS 박은별 특파원)
매서니 감독이 통역 유진을 통해 오승환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있는 모습.(사진=MBC SPORTS+ NEWS 박은별 특파원)
매서니 감독이 통역 유진을 통해 오승환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있는 모습.(사진=MBC SPORTS+ NEWS 박은별 특파원)

오승환이 진짜 위기를 맞은 건 타구에 맞은 이후부터다. 내야안타로 누상에 주자를 내보낸 뒤 에르난 페레즈에게 중전 안타를 맞으면서 순식간에 1,3루 위기에 몰렸다. 페레즈의 무관심 도루로 2,3루. 
 
오승환은 당시 상황을 다시 한 번 떠올렸다. “타구를 맞은 여파는 전혀 아니었고 (페레즈 안타도) 볼이 더 낮게 갔어야 하는데 한 가운데 간 실투였다. 1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가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위기는 없었다. 다음 타자는 크리스 카터. 풀카운트 끝, 7구만에 삼진을 잡아냈다. 앞서 세 번이나 슬라이더로 유혹한 후, 그가 던진 결정구는 몸쪽 빠른 볼(93마일)이었다. 카터의 헛스윙으로 이닝 종료. 
 
첫 타자 빌라르는 물론이고 이날은 슬라이더를 연속 공략 당하며 위기를 맞았던 오승환이다. 팀의 끝내기 위기 앞에서 그가 가장 자신있게 던질 수 있는 볼은 역시 돌, 빠른 볼이었다. 완벽히 몸쪽으로 바짝 붙인 스트라이크 코스. 그동안과 다른, 예상치 못한 정면 승부에 카터는 속수무책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 승부구는 오승환의 선택이었다. 풀카운트가 된 후 포수 몰리나가 마지막 선택을 위해 마운드로 올라왔다. 그리고 오승환의 의사를 직접 물었다고 했다.
 
“던지고 싶은 데로 던지라고 하길래 몸쪽 빠른 볼을 던지려고 했다. 위험한 구질 선택이었지만 가운데로만 몰리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1루가 비어있는 상황이어서 볼넷으로 내보내도 다음 타자와 승부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결과가 좋았다.” 
 
오승환이 카터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주먹을 불끈 쥔 이유기도 했다. 오승환의 배짱이 통했다. 생각대로 되는 야구만큼 야구선수에게 짜릿한 것도 없다.



그리고 하나 더. 몰리나와 함께 마운드에 올라온 매서니 감독도 보이지 않게 오승환에게 큰 힘이 돼 주었다.   
 
경기 후 만난 매서니 감독은 풀카운트에 올라 오승환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몰리나와 사인에 대해 이야기했다. 앞으로 어떻게 플레이할 건지, 오승환에게 의견이 잘 전달됐는지 확인하는 정도였다. 오늘 (통역) 유진이 큰 역할을 했다.” 
 
오승환에게 그 이야기를 전하자 “오히려 감독님이 가장 큰 역할을 해주셨다”고 했다. “원래 감독님이 마운드에 올라와도 나에겐 별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주로 몰리나와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오늘은 감독님이 직접 심판에게 볼을 바꿔 달라고 했다. 내 이야기를 미국 심판이 캐치하지 못했는데 감독님이 그걸 알아 채시고 마운드에서 통역을 해줬다”는 설명이었다.
 
다시 매서니 감독과 인터뷰를 되돌려봤다. 그러고보니 매서니 감독은 유진이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고 칭찬하며 농담처럼 덧붙인 말이 있었다.“오승환이 볼을 바꾸길 원하는 듯 보여서 심판에게 말만 해줬다. 워낙 마운드에서 다양한 언어들이 오가지 않는가. 오늘 그게 내가 했던 한국어이고 그렇게 도왔을 뿐이다.(웃음)”
 
매서니 감독이 마운드에 오르기 전 오승환이 6구째 던진 슬라이더는 볼 판정을 받았다. 스트라이크를 줘도 크게 문제될 코스가 아닌 듯 보였다.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돌부처도 잠시 흔들릴 수 있는 일. 매서니 감독도 그런 오승환의 마음을 모를 리 없었다. 
 
매서니 감독은 심판진에게 볼을 바꿔달라 요청했다. 분위기 전환 차원이었다. 그동안 오승환은 한숨을 돌리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그 다음 공 하나로 이닝 종료. 위기의 순간에서 매서니 감독이 오승환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줬다. 그만큼 감독이 평소에도 오승환의 눈빛과 행동 하나 하나를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것 역시 감독의 역할이자 능력이다. 오승환이 4승 달성 후 감독에게 특별히 감사의 마음을 전한 이유였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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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llllllll 16-08-31 19:17
   
93마일밖에 안되는데 공이 들어가고 벳이 도네...ㅎ
천가지꿈 16-09-01 04:59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 기사 재미있어요
휴먼떡설체 16-09-01 16:32
   
예전에 류현진 있을때는 다져스 응원했고 그때 세인트와 경기하면 저런 세인트 감독의 행동을 우린 무지하게 욕했죠..
시간 끌기 한다고.. 역시 오승환이 세인트 가니 보는 시각 자체가 바뀌네요..
어째든 오승환 자랑 스럽네요.. 열심히 해서 마무리 잘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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