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단독] '4할 타자' 떨어뜨린 'ㅇ대학 야구 입시비리 의혹' 수사 확대

SBS | 주영민 기자 | 입력 2015.10.19. 12:02 | 수정 2015.10.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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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4할’은 불합격..‘방어율 9‘는 합격’
명문 사립 'ㅇ대학 입시비리 의혹‘에 수사 집중
부정입학 혐의 포착..뒷돈 거래 의혹도
SBS가 ㅇ대학 채점표 단독 입수

[취재파일] ‘4할 타자를 재수생으로 만든 입시커넥션’
[취재파일] ‘방어율 9‘ A군의 명문대 입학 미스터리’

지난 5월 취재파일에서 소개한 ‘재수하는 4할 타자’ 홍승우 군은 지난해 수시에서 ㅇ대학교 야구 특기자로 지원했다가 탈락했습니다. 반면 ‘방어율 9’를 기록한 투수 A군은 ㅇ대학교에 합격했습니다. 과연 입학 기준이 무엇이었을까요?

이 의혹에 대해 경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은 학부모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ㅇ대학에 입학한 야구특기생들의 ‘부정 입학’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입학과정에서 뒷돈 거래도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ㅇ대학으로부터 2015학년도 야구특기생 입시관련 자료 일체를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관련자들을 소환해 확인 작업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홍 군의 부모님은 “ㅇ대학교가 이미 합격자들을 내정해 놓고, 성적과 상관없이 신입생을 뽑았다.”고 밝혔고, 지난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던 다른 학부모는 “ㅇ대학에 들어가려면 1억에서 1억 5천을 줘야한다는 건 학부모들 사이에서 유명한 얘기”라며 입시비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4할 타자가 떨어진 ㅇ대학교 야구부의 지난해 합격자 평균 타율은 2할5푼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SBS가 지난해 ㅇ대학교 수시모집 야구 특기자 채점표를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ㅇ대학교 야구특기자 입시전형은 서류 평가와 실기평가로 나눠집니다. 서류평가는 100점 만점, 실기 평가는 40점 만점으로 3명의 교수가 채점을 합니다. 지원자 가운데 최고 성적을 기록한 홍 군의 입시 점수는 최하위였습니다. 점수대로라면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 서류 평가 100점 만점에 76점

홍승우 서류평가
홍승우 서류평가

서류 평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경기실적증명서’입니다. 고교때 경기 성적으로만 평가를 한다는 얘기인데, 홍 군은 ‘경기실적증명서’ 점수가 40점 만점에 평균 32점을 기록했습니다. 지원자 중에 가장 낮았습니다. 아래 사진이 홍 군의 ‘경기실적증명서‘입니다. 우승 3회에 개인상을 3회나 수상했습니다. ㅇ대학교에 지원한 외야수 가운데 개인상을 수상한 학생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홍 군은 가장 객관적이어야 할 ’경기실적증명서‘평가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홍승우 경기실적 증명서
홍승우 경기실적 증명서

아래 사진은 이 대학에 입격한 다른 학생의 ‘경기실적증명서’입니다. 예전에 역시 취재파일에서 다룬 적 있는 A군의 성적입니다. 단 두 줄의 성적으로 이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A군 경기실적 증명서
A군 경기실적 증명서

또 동영상에 대한 평가도 이상합니다. 홍 군은 지난해 서울고가 우승했던 대통령배 결승과 황금사자기 결승 동영상을 대학에 제출했다고 합니다. 홍 군은 이 두 대회에서 모두 수훈상을 받을 만큼 맹활약했는데도, 대학 교수들에게 최하점수를 받았습니다.

 홍 군이 지난해 황금사자기와 대통령배 결승에서 활약했던 장면을 보면 두 경기에서 모두 3타점 3루타를 뽑아냈습니다. 황금사자기에서 상대했던 투수가 현재 한화에서 뛰고 있는 당시 마산 용마고의 김민우입니다.

홍 군은 서류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평균 76점을 받았습니다. 이 대학 지원자 중에 서류평가에서 80점 미만을 받은 학생은 홍 군 뿐입니다.

● 하지도 않은 ‘미니경기 테스트‘에 채점?

홍승우 실기평가
홍승우 실기평가

실기 테스트는 기본 기술 테스트와 미니 경기 테스트로 나뉩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인원이 모자라 ‘미니 경기’를 하지 않았는데도 점수를 매겼습니다. 그것도 홍 군에게는 형편없는 점수가 주어졌습니다. 20점 만점에 두 명의 교수가 9점을 줬습니다. ‘게임 운영 능력’은 어떻게 평가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홍 군에 따르면 실기 테스트는 10분 정도 진행됐고, 타격 테스트는 ㅇ대학교 투수가 던지는 20개 정도의 공을 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홍 군은 공수에서 평소처럼 무난히 실력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그런데 점수는 역시 형편없었습니다. ‘4할 타자’의 히팅 능력에 대해 두 명의 교수가 5점 만점에 2점을 줬습니다.

홍 군의 실기테스트 평균 점수는 19점. 지원자 가운데 20점을 밑도는 학생은 역시 홍 군뿐이었습니다.

● ‘스포츠문화’ 전공 교수가 야구 실기 채점

지난해 ㅇ대학교 야구특기생 평가 위원을 맡은 3명의 교수는 모두 야구와는 상관없는 전공분야의 교수들이었습니다. 스포츠재활 전공, 스포츠 문화 전공, 스포츠산업 전공자였습니다. 이런 교수들이 어떻게 경기 운영, 히팅 능력을 평가할 수 있을까요?

ㅇ대학교 야구 특기생 지원 자격은 ‘타자 12타석, 투수 5이닝 이상’입니다. 기준이라고 하기에 무색할 정도로 문턱이 낮습니다. ‘4할 타자’가 떨어지고 ‘방어율 9 투수’가 합격해도 할 말이 없는 환경입니다. 뭔가 변해도 단단히 변해야 할 환경입니다.

● 에필로그

‘입시비리’관련 국정감사도 있었고, 경찰수사도 진행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달라진 게 없다고 합니다. 올 해도 대학 합격내정자들이 모두 정해졌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 달 말 수시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학부모들은 매일매일 가슴을 졸이고 있습니다. 교수님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올해는 채점 제대로 하셨죠?”    

주영민 기자nag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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