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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9-18 21:44
[MLB] 5승 오승환, '루키 아닌 진정한 파이널보스'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4,954  


[조미예의 MLB현장] 5승 오승환, '루키 아닌 진정한 파이널보스'


# 01. 상석을 배정받은 루키 오승환의 라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첫 경기가 열리던 날. 기자는 세인트루이스 클럽하우스에서 한참을 찾았습니다. 오승환 라커가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죠. 베테랑은 원하는 라커를 지정해 사용하기도 하지만, 원정팀 라커는 등 번호 순으로 배정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더구나 오승환은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루키’입니다. 실력은 리그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하는 파이널보스지만, 루키는 루키입니다.

신입사원에게 상석을 배정했다?

클럽하우스의 라커를 보면 선수의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다저스의 커쇼, 텍사스의 벨트레, 시애틀의 카노 등의 그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은 두 개의 라커를 사용하기도 하고, 원하는 위치에 배정이 됩니다. 하지만 루키에겐 이 같은 배려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오승환은 이번 샌프란시스코 원정에서 ‘상석’을 배정받았습니다. 세인트루이스 클럽하우스를 한 바퀴 돈 다음에서야 찾을 수 있었던 오승환 라커. 누가 봐도 좋은 자리였습니다.

사진=동영상 캡처. 

“와, 라커 자리가…?”라는 말문을 떼기도 전에 오승환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합니다. “자리가 좋네요. 안 그래도 브록스톤이 루키에게 이런 자리를 줘도 되는 거야?”라며 장난치더라고요. 루키에게 이런 자리는 안 준다며..”

농담삼아 던진 말이었지만, 누가 봐도 좋은 자리를 배정받은 오승환. 이제 곧 루키헤이징을 하겠지만, 그는 이미 실력으로 인정받고, 존중받는 선수임은 틀림없습니다.

# 02. 오승환에 대한 믿음, 그리고 승리.

매서니 감독은 하루 전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엄지를 치켜세우며) 좋아, (엄지를 아래로 내리며) 안 좋아.” 오승환이 몸 상태가 좋다고 하면 올릴 것이고, 안 좋다고 하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오승환은 괜찮음을 알렸고, 세이브 상황이 아니더라도 페이스 조절을 위해 등판을 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8경기만의 등판.

그는 “연습할 때도 큰 무리는 없었지만, 타자를 상대하면 어떨까 하는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며 약간의 걱정이 있었음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큰 무리 없이 투구했고, 던지고 나서도 아프지 않다.”며 내일 등판도 준비하고 있겠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무리 없이 투구를 했다고 하지만, 결과는 최상의 시나리오로 흘러갔습니다. 8회말 무실점 이닝 종료, 9회초 동점에 이어, 역전. 9회말 또다시 무실점 이닝 종료. 세인트루이스에서 생각하는 최상의 시나리오입니다.

오승환은 8회 1-2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안타 허용 없이 이닝을 종료시켰습니다. 조 패닉, 버스터 포지, 헌터 펜스로 연결되는 샌프란시스코의 중심타선이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중심타선을 공 9개만으로 요리한 것입니다.

오승환은 질 것이 다가 아닌 역전승할 수 있다는 분위기로 바꾸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1-2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점하게 되면 우리 팀이 지는 분위기로 흘러갈 것 같았다. 빨리 승부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싶었고, 그것에 초점을 맞춰 투구했다.”

빠르게 승부를 보고 싶었던 오승환은 생각대로 이닝을 종료 시켰고, 더그아웃에 들어와 타석에 오를 준비했습니다. 그가 타석에 오를 준비한 건 동점이 된 순간.

오승환은 동점이 되는 순간 타석에 오를 준비했음을 알렸습니다. “동점이나 역전 상황이 되면 9회에도 나갈 준비를 하라는 얘길 들었다. 동점이 되니 감독님께서 직접 방망이를 준비시켰다.”

불펜 투수가 타석에 오를 일은 흔치 않습니다. 올 시즌 두 번째 타석에 오른 오승환이었지만, 배트를 항시 준비하고 다니지는 않을 터. 매서니 감독이 직접 준비시킨 방망이는 다름 아닌 웨인라이트의 배트였습니다. 헬멧은 늘 가지고 다니는 파이널보스 오승환의 것.

# 03. 배트 든 오승환, “공부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타석이었다.”

지금도 충분한데 자꾸 배웁니다. 파이널보스 오승환이 또 배웠다고 말합니다. 2사 3루 상황. 추가 득점을 노릴 법도 했지만, 벤치에선 타석에 오른 오승환에게 무리하게 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타점을 올려야겠다는 생각보단 부담 없이 하려고 했다. 오히려 감독님께서도 치지 않기를 바랐던 것 같다. 벤치에서 계속 다운하라는 사인을 줬다.”

추가 득점의 욕심보다는 3-2로 역전된 상황에서 이를 지켜줄 ‘파이널보스’가 더 필요했던 카디널스였습니다. 투구수도 적어 9회도 충분히 맡길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던 거죠.

“타격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은 오승환. 헛스윙 삼진으로 이닝이 종료됐지만, 더 큰 배움이 있었던 타석이었음을 알렸습니다.

“좌투수 상대로는 오랜만인 것 같다. 빠른 공은 아니었는데, 제구가 제대로 되니 정말 빠르게 느껴지더라. 내가 마운드에 올랐을 때, 컨트롤에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공부를 할 수 있는 타석이었다.”

타석에 오른 오승환은 어떻게 던져야 타자가 치기 힘든 공이 될까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팬들의 열정은 메이저리그에서 손에 꼽힐 정도입니다. 선수들도 그 분위기를 모르지 않을 터. 오승환 역시 손에 꼽힐 정도의 함성이 들렸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주눅 들 파이널보스가 아니었습니다.

“어디를 가든 9회 2사에선 관중들이 일어나 함성을 보낸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의 함성은 손에 꼽힐 정도였고, 9회 2사 1, 2루에 상황에서 들린 함성은 그 어느 때보다 엄청났지만, 개의치 않았다.”

엄청난 자이언츠 팬들의 함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게임을 종료시킨 오승환.

경기 후, 카메라는 오승환을 팔로우하기에 바빴습니다. 8일 만에 한 등판에서 2이닝을 소화한 오승환. 그의 호투는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고, 결국 승리를 지켰습니다. 그리고 릴리퀴스트 투수 코치는 오승환의 호투와 5승이 누구보다 기뻤습니다.

하이파이브를 하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오승환에게 릴리퀴스트 투수 코치의 칭찬 한 마디는 돌부처를 박장대소하게 만들었습니다.

칭찬은 돌부처도 웃게 합니다.

불펜투수가 5승을 한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오승환은 운이 많이 따른 것 같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운이 발휘되는 건 실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투구의 내용보다는 팀이 이기고, 승리 투수가 됐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말한 오승환. 그는 메이저리그 첫해에 많은 일들을 해내고 있습니다.

I AM THE FINAL BOSS (현지 코멘터리)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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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dbal 16-09-18 21:57
   
잘 읽었습니다...
싸대기 16-09-18 23:02
   
숭어한마리 잡으려다 참치 건졌는데 ㅎㅎ 대우받을만 하지요 ^^
     
까꽁 16-09-18 23:52
   
표현 멋지네요 ㅎㅎ
까꽁 16-09-18 23:52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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