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오승환은 8월 12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했다.
오승환은 양 팀이 3-3으로 맞선 9회 말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세인트루이스의 구원자답게 시종일관 담담한 표정으로 컵스의 중심 타섭을 제압했다. 특히 이날 오승환의 투구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투구 내용이었다.
오승환의 주무기는 회전수가 많은 '돌직구' 패스트볼이다. 오승환은 타자들의 장타를 억제하기 위해 주로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벗어난 패스트볼을 던졌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평소 보여주던 투구 내용과는 다르게 스트라이크 존 아래쪽 꽉찬 슬라이더를 던져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 결과 2이닝 동안 4개의 탈삼진을 솎아냈고, 평균자책은 다시 1점대로 하락했다.
오승환의 달라진 투구내용에 현지 중계진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지 코멘트>
"오승환이 9회 말을 3연속 삼진으로 막아냈습니다. 오늘 컵스 타선은 8삼진을 당했습니다. 9회 말 컵스의 타선은 크리스 브라이언트, 앤서니 리조, 벤 조브리스트로 이어집니다."
오승환 VS 크리스 브라이언트
"볼카운트 노볼 1 스트라이크에서 던집니다. 오승환의 직구가 끝에서 브라이언트 쪽으로 약간 휘네요."
"전 저게 좋습니다. 시즌 초반에 오승환이 공을 바깥쪽으로 던지는 것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그걸 1년내내 할 수 없죠. 타자들이 오승환의 작전을 알아챌 겁니다. 타자들이 순진하게 계속 당해주지 않죠."
"제구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자면, 스트라이크존을 많이 벗어나지 않게 던지는데요. 계속 스트라이크존 쪽으로 던지면서 타자들의 스윙을 유도합니다. 그러면 슬라이더를 던질 기회가 생기죠. 그런 다음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슬라이더를 던져서 잡아낼 수 있습니다. 바로 저렇게요.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가 됩니다."
"브라이언트의 팔이 열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지금 잘 못치고 있다는 뜻이죠. 그렇기에 지금이 아래쪽 슬라이더로 잡기 좋은 타이밍입니다. 작은 실수가 홈런이 될 수 있습니다."
"매서니 감독이 투수 운용을 잘했습니다. 세인트루이스 투수코치가 오늘 정말 훌륭했습니다. 투수들의 투구 수를 조절하고 잘 던질 수 있게 했습니다. 조금만 잘못했다면 아마 그대로 패배했겠죠."
"땅볼, 배트가 부러졌습니다 세이프! 오승환에게 줄까 하고 망설이다가 카펜터가 늦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