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는 '진짜 야구 선수(the real player)' 입니다." 트럼보는 커리어를 통틀어 오르막과 내리막이 뚜렷했던 선수로, 포수 스티브 클레벤저와 유니폼을 바꿔 입고 시애틀에서 볼티모어로 팀을 옮긴 12월 이적을 포함, 총 세 차례 트레이드를 경험하며 4개 팀에서 뛰었다. 그는 새로운 팀,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한다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지만, 적어도 그는 자신의 나라 안에서 겪은 변화였다. "저도 적응 과정을 겪어봤습니다. 야구 뿐 아니라 삶까지도 새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눈에 보이는 것만 놓고 경솔하게 판단해선 안됩니다. 팬들이야 선수가 자고 일어나서 뚝딱 3안타 때릴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인생이 정신없이 흘러가는 것처럼 야구에서도 적응을 위해 미친듯이 노력하는 무대 뒷편의 일도 빠르게 흘러갑니다. 정말 힘든 일이죠. 우리는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안정을 찾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선수(김현수)를 보고 있는 겁니다."
김현수는 베어스 소속으로 1,131경기에서 통산 .318의 타율을 기록했다. 생산력 있는 타격 능력이 있었기에, 저런 커리어를 얻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리고 오리올스 구단과 팬들이 김현수를 통해 보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런 모습이다. 첫 19경기에서 김현수는 타율 .382, 출루율 .469, 4개의 2루타와 하나의 홈런 -클리블랜드의 중간 계투 투수, 제프 맨십을 상대로 지난 월요일 (이하 한국시각) 경기에서 7회 4-4 동점 균형을 깨고, 결과적으로 팀의 6-4 승리를 이끌어낸- 을 기록했는데, 김현수는 볼넷을 여덟 차례 고르면서 삼진은 단 8차례 밖에 당하지 않았다. 투수와 좋은 승부를 펼칠 줄 알고, 출루 능력이 있다는 점은 '모 아니면 도 스타일의 타자(free-swingers)'들로 가득한 팀 타선을 놓고 볼 때, 벅 쇼월터 감독의 라인업 구상에 있어 큰 자산이 되는 부분이다.
"김현수 앞엔 온통 (새 리그, 나라에서 극복해야할게 많으므로) 장애물 투성이였죠," 트럼보가 말을 이어갔다. "지금이라고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내게 주어진 역할이 있고 경기에 나서 뛸 수 있다는건 좋은 일입니다. 팬들은 그걸 잘 몰랐죠. 김현수를 잘 받아들이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바뀐 것 같아요. 선수가 목표로 하는건 그런거죠. 결과물을 내서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놓는 것이요. 우리 팀 누구 못지 않게 김현수는 열심히 훈련하고 있습니다. 무엇도 허투루 하지 않는 친구입니다. 처신에도 많이 신경 쓰는 선수로, 팀 동료로서 그와 함께 할 수 있어 기쁩니다."
김현수는 자신이 겪은 일과 그에 대한 대처, 그리고 현재까지 거둔 성공적인 모습에 대해 '빅리그 베테랑' 트럼보가 많은 존경심을 보였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