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오해하는 분이 있을까봐 말씀드리지만, 천관위급 투수가 또 있을 리 없어 보였다는 말은...
정확히 말해, 천관위급 투수가 또 있을 수는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컨디션까지 오늘의 천관위처럼 좋은 투수는 불펜에 또 있을 확률이 그다지 없어 보였다는 말이었습니다... 절대, 대만 야구를 무시한 건 아닙니다~^^
천관위가 좋은지 나쁜지는 모르겠는데 구속이 130대면 제구력이 좋다고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구위가 무조건 한몫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와다 츠요시나 스기우치 도시야에 대한 편견이 '제구가 굉장하고 구위는 평범한 선수'인데 그렇지 않죠.
두 선수 모두 구위와 디셉션으로 먹고 사는 투숩니다. 오히려 제구는 두 선수 모두 평범한 편으로 일본 선수들이 뽑은 제구력 순위에 1표도 얻지 못했습니다.
보스턴에서 활약한 우에하라는 어떤가요? 올해는 많이 얻어 맞았지만 작년에는 89마일 직구를 한가운데로 던지는데도 파울 치고 헛스윙을 남발했습니다. 거기에 포크볼이 겸비되니 무적의 마무리였죠.
일본 최고의 제구력을 가졌다는 요시미 가즈키만 봐도 굉장히 다양한 구종을 다채롭게 스트라이크 존에 넣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직구도 살짝 떨어지는 게 굉장히 지저분합니다. 구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130km의 직구는 제구가 좋아도 소용이 없습니다. 프로 선수 너무 무시하지 마세요. 피칭 머신을 사용하면 직구 변화구 가릴 거 없이 코너워크 좌우제구 완벽하게 날라오지만 프로 선수들이 아주 쉽게 공략합니다. 아마추어 선수들도 140km로 맞춰도 다 공략하거든요. 구위라는 건 그만큼 거대한 벽입니다.
제가 보기에도 천관위는 구위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박병호 선수의 말을 빌리자면 '구위보단 타이밍이 안 맞았다.'고 뉴스가 떴습니다.
130킬로 포심에, 그럭저럭 쓸만한 변화구 하나만 있어도 제구만 완벽하다면 어떠한 타자도 겁낼 필요 없다고 보고요...(제구가 그야말로 '완벽'하다는 가정하임.)
물론, 제구가 완벽한 투수는 있을 수 없지만...^^
"공이 130킬로만 돼도, 제구만 완벽할 수만 있다면, 충분히 타자들을 요리할 수 있다."는 말은 제가 하는 말이 아니라 프로 선수들이 하는 말이고요...(방송에서 프로 출신 해설이, 프로 선수들이 흔히 그런 말을 한다고 하는 말을 들었음.)
이 말에, 대신 변화구가 특출나야 한다는 말은 따로 없었음.(물론, 대신 투구폼이 까다로워야 한다는 말도 없었구요...ㅎㅎ)
만약, 대신 변화구가 특출나야 한다는 전제로 한 말이었다면, 그 말을 빠뜨릴 리 없었겠죠...(물론, 대신 포심이 지저분해야 한다는 말도 없었구요...ㅎㅎ)
저도 예전엔 구위를 더 중요하게 봤었는데, 야구를 알면 알 수록 제구가 더 중요하단 걸 알게 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