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보니 우익수 브루스나 자케티 단장이나..훈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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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MLB일기<9>, “놓친 공보다 잡을 공이 더 많다고 격려해주신 단장님!”
| 기사입력
2013-04-09 09:55 | 최종수정
2013-04-0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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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가장 좋은 스타트를 보이고 있고, 시즌 초반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저랑 신시내티와의 궁합이 환상적으로
들어맞는 것 같아요. 베이커 감독과 선수들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4,5월 동안 강팀들과의 경기가 이어지는데, 3게임 중 2게임은 이겨서
위닝시리즈로 만들어가자는 내용이었습니다. 감독과 선수들의 약속이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야구하면서 이렇게 신나게, 기분 좋게, 하루하루를
만끽한 적이 거의 없었어요. 다들 한 방이 있는 선수들, 철벽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는 투수들까지 ‘이기는
유전자’들로 똘똘 뭉친 선수들인 것 같습니다.
한글 번역기로 문자를 보내 추신수에게 웃음과 따뜻한 정을 선물한 제이
브루스.(사진=순스포츠 홍순국 기자) |
얼마 전 우리팀 외야수인 제이 브루스가 저한테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영어가 아닌 한글이었어요. 내용이 이렀습니다. ‘추! 맛있어 가자
타이음식…’. 하하, 제이 브루스가 한글 번역기를 다운받아서 저한테 타이 음식 먹으러 가자는 내용을 보낸 건데, 영어를 번역기로 돌리다보니 글자
배열이 이상하게 전달된 것이죠. 그 다음에는 ‘추, 레스토랑 아침 유 갈래 말래?’라고 보낸
거예요. 어찌나 웃기던지 배꼽 잡고 폭소를 터트렸습니다.
제이 브루스는 제가 신시내티로 이적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포지션 문제가 계속 거론되니까
자기 스스로 감독을 찾아가 추신수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우익수 자리를 내놓고 중견수로 갈 수도 있다고 말한 선수예요. 그만큼 심성이 착하고 친절한 동료입니다. 제이 브루스의 번역기 사용이 다른 선수들한테도 유행처럼 번질 것 같네요.
제이 브루스의 문자에 저도 영어를 한글 번역기로 돌려서 답장하거든요. 그 친구의 성의가 무척 고마웠기 때문이죠.
추신수 팬클럽, '레일로더스' 회원들이 보낸 '초코파이'
선물들. |
최근 신시내티 클럽하우스로 커다란 선물상자가 배달됐어요. 바로 제 팬클럽 ‘레일로더스’ 팬들이 보내준
선물이었습니다. 동료 선수들과 나눠 먹으라고 굉장히 많은 초코파이들과 간식거리들이 담겨 있었는데, 메이저리그에는 이런 팬들의 선물
문화가 없다 보니 클럽하우스에서 전 순식간에 인기 폭발이었습니다. 선수들이 굉장히 부러워하더라고요. 어떻게 한국의 팬들이 너한테 국제우편으로
해서 선물까지 보내느냐면서. 팬들의 정성 덕분에 제 입지가 조금 더(?) 올라간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초코파이가 정말 맛있더라고요.
오늘 경기 마치고 라커로 돌아오니 자케티 단장이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그러면서 뭐라고 말씀하신 줄 아세요? 정말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추, 결국 네가 득점하고 3타점 했으니까 네가 한 점 더 낸 거야. 오늘 놓친 공보다 앞으로 잡을
공이 훨씬 더 많을 테니까 (오늘 실책을) 마음에 담아두지 마라.”
자케티 단장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