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대호 기자] "팬들에게 죄송할 뿐이다. 지금와서 누굴 탓하고싶지 않다."
롯데 자이언츠의 CCTV 파문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구단 대표이사와 단장, 운영부장이 모두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국회의원이 이 사건을 두고 기자회견을 열 정도로 일은 커졌고, 선수협은 불법사찰에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대표이사의
CCTV 관련 인터뷰는 계속해서 논란을 만들고 있다. 5일 <스포츠조선>에 전화를 건 대표이사는 "내가 CCTV 체크를 지시한 게
맞지만, 김시진 감독과 선수들에게 사전에 알렸다. 그리고 선수 감시목적이 아니라 안전사고 예방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선수들은 무슨 소리냐는 반응이다. 한 선수는 5일 OSEN과의 통화에서 "CCTV를 본다고 선수들에게 미리 말했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이다. 그럼
선수들이 가만히 있었겠는가. 그리고 CCTV를 통해 우리를 감시했다는 걸 의심만 했지 저렇게 조직적으로 했다는 건 충격"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진실게임으로 번지고 있다. 대표이사가 사의를 표명한 상황이지만 법적 책임을 묻는 건 이제부터 시작이다. 과연 김시진
전 감독은 이를 알고 있었을까. 참고로 대표이사는 "(CCTV 체크에 대해) 김시진 감독과 코치들도 다 알았다. 김시진 감독에게 따로 주장에게
얘기하라고까지 말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김 전 감독은 현재 인천 자택에 머물고 있다. 그는 "아직 향후 일정이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요즘은 미뤄왔던 치과 치료를 받으며 지낸다"고 근황을 전했다.
CCTV 사건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김 전 감독은 한참 뜸을 들였다. "이미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구단을 나갔다"며 롯데에 대한 생각은 더 이상 하고싶지 않다는 듯한
인상을 줬다.
김 전 감독은 어렵게 "CCTV 건에 대해 사장님한테서 직접 1:1로 전해들은 건 없다. 내가 그랬으면 감독인데
가만히 있었겠는가"라면서 "이 모든 것들은 내가 성적을 내지 못한 책임"이라고 말했다. 대표이사의 말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하지만
김 전 감독은 본인 잘못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만약 내가 잘 해서 성적이 잘 나왔다면 이번 사태까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전 감독으로
지금 롯데의 현 상황에 마음이 좋지 않다"면서 "가장 큰 피해자는 팬들이다. 내가 가장 죄송한 것도 팬들이다. 그들은 선수와 야구를 좋아한
죄밖에 없다. 내가 잘 했다면 그들이 상처받을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