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막장 드라마'가 점입가경이다. 코칭스태프·선수·프런트의 집안싸움에 부산갈매기들이 이틀째 "차라리 부산을 떠나라"는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 17일 자진 사퇴한 김시진 전 감독도 답답해하기는 마찬가지. 그는 2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떠난 사람이
지나간 이야기를 꺼내 좋을 게 없다. 예의도 아니다"라면서도 "사실 나도 (내분을 해결할) 해법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프런트가
이런저런 선수를 기용하라고 간섭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절대 아니다"라고 부인하지 않은 대목이 오히려
의미심장하다. 다음은 김 전 감독과의 일문일답.
-선수단이 최근 성명서를 발표해 내분이 확산 중이다.
▶떠난
사람이다. 할 말이 별로 없다. 요즘은 집에만 틀어박혀 지낸다.
-선수단은 "1군 코치님도 모르는 선수 이동이 있었다. 코치님들이
선수들한테 '누구누구 어딨느냐'며 물어보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비일비재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인가.
▶오해할 만한 상황이 한번
있었다. 밤늦게 선수 한 명이 부상을 당해 급히 (2군 선수를) 올린 적이 있다. 어느 선수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당시 수석코치도 없었기 때문에
코치들이 다음 날 훈련 전까지 몰랐을 가능성도 있다.
-프런트가 이런저런 선수를 기용하라고 간섭하거나 건의한 적은 있나.
▶노코멘트다. 분명한 건 선수 기용은 감독 권한이다.
-코치들 사이도 갈등이 있었다는데.
▶노코멘트다.
-해법은 뭐라고 보나.
▶나도 잘 모르겠다(한숨). 정규시즌 성적이 좋았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팬들에게 미안하다.
지난 8월 프런트는 김 전 감독에게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코치진 4명의 2군행을
요구한 적이 있다. 당시 김 전 감독은 중도 사퇴 의사까지 밝히며 반발했다. 결국, 정민태 전 투수코치만 3군 드림팀으로 내려갔다. 일부 팬들은
프런트가 코치진뿐 아니라 선수단 엔트리 변동에도 간섭해 감독 권한을 침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한다. 김 전 감독의 "노코멘트"가 많은 것을
암시한다.
한편 롯데는 설상가상으로 2012년 말 계약했던 외국인 투수 스캇 리치몬드와 법정 소송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 측은 "리치몬드는 부상이라는 중대한 사유가 있어 정식 계약이 성립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