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대다수가 올해 초 임금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조사돼 거세지는 중국의 임금인상 압력이 현실로 나타났다.
KOTRA와 KBC(코리아비즈니스센터) 지난 2월 말 경부터 일주일간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중국 16개 성시의 한국계 투자기업 279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진출기업의 84.6%가 올 초 임금인상을 했다고 답했다.
임금인상 폭은 10~15% 인상이 전체의 24.4%, 5~10% 미만과, 15%~20% 인상이 각각 22.2%였다. 작년 중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 (3.3%)에 상응하는 수준인 5% 미만의 임금인상이 있었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7.5%에 불과해, 현지의 높은 임금인상추세를 보여줬다.
업종별로는 근로자 수가 많아 교섭력이 강한 제조기업의 임금인상 정도가 서비스기업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광둥성(廣東省), 산둥성(山東省), 장쑤성(江蘇省), 랴오닝성(遙寧省) 등 노동집약 업종이 다수 분포된 지역은 올해 15% 이상의 임금음 올렸다고 응답한 기업이 전체의 절반이상을 차지한 반면, 임금인상이 어느 정도 기 반영된 수도권 인근의 허베이성(河北省) 소재기업의 경우 5% 미만 인상했다고 응답한 기업이 전체의 50%로 가장 많았다.
임금인상에 대한 근로자 반응을 두고 전체의 43%가 근로자들의 반응이 ‘보통’이라고 답했으며 근로자들이 만족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38%로 근로자들의 임금에 대한 만족감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15% 이상 임금을 올린 기업들의 절반이 근로자 임금인상 만족도가 보통이라고 나와, 중국 근로자의 임금에 대한 기대수준과 실제 급여 간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근로자들의 급여 만족도는 곧바로 우리 기업의 구인난으로 연결되고 있다. 투자기업의 87.5%가 구인난을 겪고 있다고 응답해 구인난이 만연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별로는 푸젠성(福建省), 산둥성, 상하이, 랴오닝성 소재 응답기업 중 구인난을 느끼는 기업비중이 각각 전체의 100%, 97.6%, 92.9%, 92.3%로 높게 나타났다. KOTRA 상하이 KBC 조사결과, 특히 올해 설날 전후로 투자기업의 63.6%가 근로자 유실을 겪었으며 심지어 전체 근로자의 30%까지 인력유실을 경험한 기업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종섭 KOTRA 중국지역총괄센터장은 “올해 중국 진출기업의 임금인상정도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고물가에 따른 생활여건 악화로 임금에 대한 근로자의 만족감이 매우 낮게 나타났다으며,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노사분규, 우리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등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