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도발적인 제목의 책입니다.
저자는 도쿄대 출신 일본인이며 기자입니다. 그는 중국과 북한을 전문으로 취재한 베테랑이고 나름대로 중국 쪽에 많은 인맥을 구축해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역자는 한국인이며 개인적으로 아는 분입니다(역자 소개 목록에는 나오지 않지만 이스라엘, 홍콩, 인도에서 연구원을 지내신 분이기도 합니다.)
그가 제기하는 많은 가설들은 그들과의 인터뷰에서 나오는데요, 그가 제기하는 관점은 우리의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습니다.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합니다.
시진핑은 반드시 김정은을 죽인다.
큰 그림에서 저자는 4가지 요소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1) 중국의 반북여론
인
터넷 검열이라고 하면 거의 북한 수준의 까다로움을 자랑하는 중국이 전혀 검열하지 않고 오히려 방치는 주제가 하나 있는데, 북한에
관련된 것입니다. 중국 인터넷에서 김정은 찐산팡(김씨 3대 돼지)라고 불리고, 수많은 풍자와 조롱의 대상입니다. 저자가 말하길
중국인들이 가장 싫어하고 혐오하는 외국 지도자 1위라고....
2) 북한의 장성택 숙청
북
한의 장성택 숙청은 정말 북중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실수였다고 보는 듯합니다. 저자에 따르면 중국 내부 소식통들도 이를 사후적으로
알고 모두 충격에 빠졌고, 그들이 느낀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이를 계기로 중국의 보수파들도 김정은의 북한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3) 북중관계 자체의 변화
북
한의 과격함, 북한의 핵실험, 북한의 대남도발은 모두 역내 불안정을 유발하는 요소이며 미국을 한반도에 더욱 깊숙히 끌어들이는
요소입니다. 역내 안정을 바라는 중국의 입장에서 이러한 북한의 행동은 좌시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과 천안함 및 연평도 도발 이후 자체적으로 북한에 대해 매우 강도높은 제재를 가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러한 제재만으로
북한을 얌전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게 북중관계의 딜레마입니다.
3) 중국의 국내정치적 필요
중
국 공산당 내에서 시진핑의 입지는 아직 확고한 것이 아니고, 다양한 파벌들과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의 대외환경은 악화되고 있으며 특히 경제성장이 멈추고 버블이 붕괴하면 중국은 극심한 정치적 위기에 빠질
것이고 필연적으로 국내적 불안정을 대외적 위기를 통해 해소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중국은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처럼(그리고 이를 통해 국내적 지지는 반드시 확보했던 것처럼) 반드시 전쟁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 대상은 북한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저
자는 중국이 상정한 가상 전쟁 대상 국가는 일본, 필리핀, 베트남 순이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미일안보조약 개정으로 인해 일본은
리스트에서 제외되었고, 필리핀 또한 미국의 적극적인 관여로 리스트에서 배제되었습니다. 그리고 베트남도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리스트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중국이 전쟁을 걸만한 표적은 다음 네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나라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1) 미국이 그 국가의 우방이 아니어야 한다
(2) 중국이 전쟁을 일으킬만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3) 중국이 100퍼센트 이겨야만 한다
(4) 중국 국민이 싫어하는 국가여야 한다.
저자에 따르면 북한은 위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국가입니다.
최근 북한의 지뢰도발 및 확성기 도발 및 전면전 위협을 둘러싼 상황에서 중국이 보여준 단호한 행동(북중접경지대에 군사력 배치) 및 대한민국과 중국간의 전례없는 수준의 협조는 이러한 트렌트를 잘 보여주고 있는 거 같습니다.
위 가설에 따르자면 중국은 적당한 계기와 명분만 확보하면 군사력으로 북한을 제압하고자 할 것입니다.
그리고 홀로 진주하기보다는 한국을 동반시키고자 할 것 같고요(미군의 제한적 협력과 함께)
아마 대한민국 정부 측에서도 중국의 이러한 변화를 어느 정도 눈치채고 어느 정도 교감을 한 모양인지, 연일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남발(?)하고 있는걸지도 모르겠군요.
정부 쪽에서 요즘 부쩍 통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공허한 맥락에서 나오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이 책이 일본에서 출간된 것은 2014년임을 감안하면, 나름 예언적인 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출처 : http://mlbpark.donga.com/mbs/articleV.php?mbsC=bullpen2&mbsIdx=3268882&cpage=&mbsW=search&select=stt&opt=1&keyword=%B1%E8%C1%A4%C0%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