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이 자금성보다 작았지만 원래 규모는 지금보다는 컸습니다.
현재의 경복궁은 님께서 이뻐라 하시는 오사카성을 지은 나라 사람들이 태워버리고 나서 일부만 복원된 상태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쁜 것이야 개인 취향이고, 영토 면적이 몇십배에 달하는 나라가 왕궁면적이 상대적으로 더 작았다면 그것이 이상하겠지요.
그런데 왜 갑자기 애국심??
경복궁이던 자금성이던 오사카성이던 모두 인류가 지켜야할 소중한 문물들이고, 굳이 애착이 더 간다면 우리 조상들이 짓고 살았던 경복궁에 더 가는 것이지, 어느 궁궐이 더 이쁘다, 못생겼다라고 논할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만...
경복궁이 더 이쁘다하면 애국심 강요이고, 님처럼 덜 이쁘다하면 쿨하고 냉철해지는건 아닙니다.
그냥 개취...
발제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발제자분이 자금성의 규모와 비교한건 오사카성이 아니라 경복궁이고, 저로서는 중국의 영토가 더 크니 경복궁보다 자금성이 더 작으면 그것이 더 이상하다는 소리입니다.
일본측 기록을 보면, 소서행장 휘하 장수 '대관'의 전기인 '조선정벌기'에 그가 5월 3일날 동대문으로 진입해서 목도한 텅빈 경복궁의 찬란한 모습이 구체적으로 나옵니다. 또 가등청정 부대의 종군 승려 '시탁'의 '조선일기'에도 청기와로 지은 궁궐 모습에 감탄하는 기록도 있습니다.
'선조수정실록'은 난리통에 사실이 제대로 기록되지 못했다는 평도 있어서 여기에 나오는 난민들의 방화 기록은 소문을 잘못 기록한 것이고, 왜군측 실존 인물들의 위의 구체적인 증언들로 인해, 실제로 경복궁은 왜군 점령시에도 보존되었다가(님 말씀대로 막 점령한 전리품을 왜군이 태울 이유가 없으니), 그들이 남쪽으로 퇴각시 전략상 불질러 버렸다는 연구가 있어서(다시 궁궐을 접수한 연합군이 태울 이유는 더더욱 없고) 저도 그 연구가 더 설득력이 있게 들려 그들이 태웠던 것으로 안다고 적은 것입니다.
ㅋㅋㅋ 맞음 오사카성 가봤는데 안에 엘레베이터... 머지 이거?;; 다른성이 진짜 따로있는갑다 했음... 알고보니 이게 복원한거래 ㅋㅋ 머야 이거 문제는 오사카성뿐만 아니라, 금각사, 은각사 전부 메이지 시대 이후 복원 시멘트 쳐바른거, 실제로 금각사에 금은 양도 많지 않았는데 복원하면서 금박 다 해놨음. 사실이런 팩트를 검색해보지 않은 일본인이 70%가 된다고...
오사카는 말 그대로 '성'이고 경복궁은 말 그대로 '궁' 내지 '궁궐'이지요...오사카성은 전투목적을 위하여 망루역할을 하는 천수각을 높게 지어 궁보다 멋있게 보일 수도 있는 것이지만...오사카성과 비교하려면 경복궁이 아니라 수원 화성과 같은 성곽을 비교해야지요...
망루역할을 겸하는 오사카성의 천수각이 수원화성의 공심돈보다 더 멋있냐 하면 사람마다 조금씩은 다르지요...하디만 임금이 지휘하는 곳인 수어장대에 비해서 오사카성의 천수각이 멋있다는 것은 저도 인정^^
궁궐끼리 비교하려면 덴노라고 하는 일왕이 사는 토쿄의 황거랑 경복궁을 비교하여야 합니다. 그럴 경우 황거(皇居)는 그냥 큰 정원에 낮은 건물 몇 채 있는 것에 불과해서 경복궁이 아니라 덕수궁과 비교해도 초라하지요...
어쨌든 히데요시같이 힘있는 영주의 성이랑 왕이 사는 궁과 궐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그리고 성과 성곽을 비교하는 것도 그다지 적절치 않고요...왜국의 경우 임진왜란 전 서양의 성을 짓는 기법을 배워서 천수각과 같은 높은 망루형 건물을 지은 것이 참 독특하지만...동양 관점에서 보면 참 이단적이지요.
아...그리고 일본 성에서는 남성적인 느낌의 성으로 오사카성을, 여성적인 아름다운 성으로 히메지성을 들고 있는데...사실 천수각 빼고 볼게 없어요...히메지성은 회랑도 남아있지만...그냥 단순한 복도형 건물로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있지요...그리고 일본건물은 단청도 안 써서 멀리서 보면 예쁜 듯 하지만...가까이서 보면 화려함을 느낄 수 없습니다.
참고로 성은 castle, 성곽은 fortress wall, 궁은 palace입니다...오사카죠는 castle이지 palace가 아니에요..우리의 궁궐은 왕과 그 가족이 사는 궁과 정사를 논하는 궐이 합쳐 궁궐이라고 합니다...궁궐에서 궐문을 닫으라는 말은 신하들이 들어오는 공간도 닫으라는 말이고...신하들도 궁은 함부로 못들어가는 공간입니다...어쨌든 조선의 임금님이 들으시면 섭해 하지요...일개 영주의 성이랑 일국의 왕이 살면서 정사를 논하는 궁궐과 비교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