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규군 복장을 하고 있었다. 마구 맞고 욕먹었다.”
북한에 억류됐다 21일 중국으로 돌아온 중국 선장의 토로다. 중국 내 전 언론을 통해 이들의 사연, 무엇보다 북한의 정규 해군에 의해 억류됐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북한에 대한 중국민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아예 “더 이상 (북한을) 특수하게 대접해선 안된다”는 논평까지 내놓은 상황이다. 중국 내 반 북한 감정이 고조되면서 향후 중국의 대북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반세기간 이어져 온 북·중혈맹관계를 밑에서부터 균열시키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내 대북응징여론이 고조될 경우 오는 10월 중국공산당 18차 당대회를 통해 새로 들어설 제5세대 지도부들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북·중관계는 심대한 변화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2일 신화(新華)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일제히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나 21일 다롄(大連)에 도착한 어선 3척 내 28명의 중국 어민들의 상황을 보도했다. 어민들의 일성은 “억울하다. 많이 맞았다”는 것이었다. 당초 29명으로 보도됐으나 실제는 2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중국 신문들은 전했다. 억류됐다 풀려난 선박 중 랴오단위(遼丹漁) 23528어선 선장 왕리제(王利桀), 23536어선 선장 한강(韓剛) 등은 얼굴에 아직도 남아있는 구타 흔적을 보이며 억류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한 선장은 “지난 8일 1시쯤 무장한 북한 해병이 들이닥쳐 이유를 설명하지도 않고 구타를 한 뒤 3㎡ 크기의 어선 머리부분의 창고에 10명의 선원들을 모두 몰아넣었다”고 말했다. 선원들은 이 좁은 공간에서 13일간을 지내야 했다고 그는 밝혔다.
특히 이번 일을 통해 북한의 정규군이 그동안 북한 연안 해역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민들에게 어로권을 팔아왔던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내 관련 전문가들은 그동안 북한 연안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민들이 북한군이 발급하는 딱지 또는 깃발 형태의 어로권을 사왔다고 지적해왔다.
현재 중국과 북한은 해역 경계선을 명확히 해 놓지 않은 상태다. 이번 사태에서 보듯 중국은 동경 124도를 해양경계선으로 적용하고 있고, 북한은 이를 부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해양경계선 논란도 논란이지만 문제는 이번에 북한군이 중국 어민을 잡아 정식 외교라인을 통해 불법조업 문제를 제기한 것이 아니라 마치 ‘해적‘이 하듯 몸값을 요구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동병상련이라고 북한도 서해에서 중공의 불법 어획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데 같이 힘을 합쳐 대항해 나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