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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6-11 06:56
[기타] 환단고기에 대한 사견..
 글쓴이 : Centurion
조회 : 2,594  


저도 환단고기 읽은건 거의 20년 세월이 넘었는데 말이죠.
이 책 소싯적에 읽고, 흥분해서 당시 하이텔 한국사동호회 가서 이걸 소개하는 글 좀 올렸다가, 
논쟁에 휩쓸려, 당시 동호회 네임드들한테 와장창 깨져서 멘탈붕괴를 당했습니다.

뭐 솔까 초록불인지 뭔지하는 사람은 별로 알지도 관심도 없지만..
뭐 천문학이니 뭐니 하는 것도 제가 20년 전 1990년대 후반쯤에 거기 한국사동호회 고렙들한테
논파당했던 부분인데..
(흠 근데 찾아보니, 한국사동호회에 이문영(초록불)씨가 있었다는군요. 기억이 나는거 같기도..)

뭐.. 사실 환단고기의 연장선이..
삼국은 한반도에 없었다. 고려는 한반도에 없었다. 조선은 한반도에 없었다.. 
요런 시리즈로 쭉 연결이 됩니다.

즉, 환단고기 추종자들의 결론만 요약하면...
몽골제국 뺨치는 크기를 가진 환인이 다스린 환제국->환웅이 다스린 배달국->단군천황이 다스린 단군조선->대륙 삼국설->대륙 고려설->대륙 조선설로 쭉 이어지다.. 일본에 침공당해.. 역사서 20만권이 불타서 사라지고, 한국인들은 현재 한반도에서 과거의 기억이 지워진채 역사적 유적, 유물, 사서가 모두 조작된 상태로 살고 있다.. 뭐 그런 결론입니다. 

즉, 한반도 한사군설이 문제가 아니라.. 
환단고기 추종자들은 그냥 한사군 자체를 인정안하거나, 인정한다쳐도..
중국 내륙 한복판 장안이나 낙양 쯤에 있었다 수준으로 인정할 가능성이 높죠.

즉, 한반도 한사군설이나 요서 한사군설 같은 실증주의에 기초한 고고학적 논쟁과 비교대상도 안됩니다.

그리고, 환단고기가 일본과의 연관성이 상당히 강한 편인데...

제가 군시절 읽은 대쥬신제국사라는 만화책 내용을 보면..
단군천황이 일본열도로 옮겨가서 일본천황이 되었다.. 
한반도의 삼국의 제후들인 광개토대왕, 아신왕 등이 있는데, 광개토대왕이 하극상을 일으켜,
일본의 제후국인 백제국을 공격해 일본열도의 단군천황이 빡쳤다 뭐 그런 내용도 나옵니다.

즉, 환단고기의 약점 중 하나인데..
이 환단고기가 결국, 한반도와 만주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만주-한반도-일본에 이르는 지역의 종주권을 일본천황(단군천황의 후예)가 갖고 있다는 식의 내용인거죠.

그래서 환단고기를 보면, 일본 천황가의 서고에서 발견해 필사를 했니.. 
일본에서 먼저 출판을 했니 요런 내용들이 나옵니다. 

즉, 이게 일본의 내선일체와 대동아공영권과 만주-조선 지배의 포석으로 사용된 함정카드 비슷한 것이죠.
개인적으로 그래서 전 환단고기는 깔끔하게 포기했습니다.
 
특히나 이 환단고기를 이용해 "도를 아십니까?" 
대순진리교나 증산도 같은 종교단체들이 날뛰는걸 보면서, 더욱 정이 떨어지더군요. 
종교단체란게 결국 사람 홀려서 돈 걷기 바쁘죠. 

그리고, 환단고기에도 수명이 100살이 넘어가는 사람들이 수두룩 빽빽한데.. 
이게 뭐 단군왕검이 천년 넘게 살은것보다는 낫긴 하지만, 이것도 믿기 어려운 구석이기도 하죠.
현실적으로 봤을 때, 그 당시 평균수명이 40~50살만 되어도 꽤 오래 살았다 싶은 시절일텐데..

그래서.. 뭐.. 전 환단고기를 사실상 위서로 봅니다.

하지만, 이게 요서의 홍산문명이라던가.. 고조선의 이전에 있었던 환인, 환웅이 다스린..
그 고조선의 모태국가가 없었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이건 사실상 요서 홍산문명을 보더라도 충분히 실존가능한 부분이죠.
그리고, 사실상 초원의 길을 따라 알타이 산맥에서 동서양이 교류하고 충돌하고, 
문화가 교류되고 섞이고 충돌하고 전파된 것이 사실입니다. 

즉, 환단고기는 위서라 할지라도.. 
실제로 많은 알타이계 북방민족들이... 
아틸라의 훈족이나 마자르족, 몽골족처럼 유럽으로 쳐들어가기도 했듯이..
이게 옛날 사람들이 못다닐 수준의 길은 아니었던 것이죠..

다만, 그게 뭐~ 환제국의 연맹국 수밀이(수메르) 이런건 또 아니라는거죠..

만약 그게 맞다고 치면, 이건 한국인만의 역사라기보다는.. 
몽골제국의 상고시대 버전으로 다민족 역사에 가깝겠죠. (일한국, 킵차크 한국 등등처럼)

제가 봤을 땐.. 환인.. 즉 하늘나라의 천신... 제왕인데..
이 환인이 다스리는 환국은 실존했다면.. 아마도 흉노족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왜? 흉노족은 알타이산맥 동쪽에서 대흥안령산맥에 이르는 몽골초원의 토박이거든요.
얘네들은 천신숭배를 하는 민족이죠. 

얘네들은 서길수 박사의 연재를 보면.. 
본래 흉노족은 본래 발음 상 슌느족이라 불리는데... 
선족(하늘의 종족, 태양의 종족)이라 불리웁니다.

물론, 흉노족이 아닐수도 있긴 한데... 결국엔 큰 갈래는 얘네들과 한국인이 비슷할 수 있죠.
일단 바이칼 호수가 있는 몽골초원의 북부 시베리아에서 남하했을거라 추정되기 때문에... 

중국사서에서 흉노의 묵특선우가 정벌했다는 
북쪽의 '정령'이라는 족속들이 어쩌면 이것일 수도 있습니다.

분명 시베리아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고, 
이들은 한국인처럼 색동옷에 서낭당, 솟대신앙, 새 토테미즘, 사슴뿔 모양의 관(주술사의 관) 등등..
한국인과 닮은 생김새에 비슷한 토테미즘과 신앙을 갖고 있죠. 

물론 언어적으로는 몽골족과 비슷한데... (투르크계 언어)
여기서 두가지 추측을 할 수가 있죠..

(1)한국어가 본래 그런 투르크계 언어였는데, 지금처럼 변화했다.

(2)본래 시베리아 지방 민족들은 그런 (몽골-만주족 계통의 언어) 말을 안썼는데, 
    묵돌 선우의 흉노제국의 침입 이후 흉노화되었다.

즉, 만주-시베리아-몽골지역의 흉노(투르크계 언어)화가 이뤄진게 아닌가?..
혹은, 한국인들이 한자 사용이 많아지다보니 언어적으로 많은 변형이 생겨
알타이계 언어(투르크 중심의)에서 많이 벗어나 현재의 모양새로 크게 격차가 벌어진게 아닌가?

어쨌든 단군왕검의 아버지 환웅은.. 환인의 서자로 나옵니다..
환인의 적자가 아니라 서자인거죠. 즉, 적자는 환인의 나라를 이어받았을 겁니다. 

환웅은 서자이기에 나라를 물려받지 못하고, 남하를 한건지, 동쪽으로 간건지.. 
하여튼 고조선 영역에 도착해, 곰과 호랑이 토템을 섬기는 부족들을 만나, 그들과 뭉쳐서..
단군이란 후계자를 얻어 단군조선이 세워지게 되지요. 사실상 이주세력과 토착세력의 연합왕국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홍산문명 지역이 환인의 나라, 환웅의 나라, 단군조선이 있던 핵심지역이었을까요?
아니면 환웅이 곰 토템(맥족), 호랑이 토템(예족)과 뭉친 단군조선의 핵심지역일까요? 
아무래도, 환웅이 도착한 신시 지역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환인의 나라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몽골초원의 서쪽 끝 알타이산맥? 아니면 바이칼 호수?
몽골의 알랑고아 설화의 무대인 몽골초원의 북부 바이칼 호수 지역에서 알랑고아의 아버지인 메르겐 설화..
즉 코리족 설화가 전해지고 있죠. 

이 코리족 메르겐 설화는 동명성왕 주몽 설화와 판박이 설화지요. 
사실 몽골족의 뿌리인 실위족 자체가 선비족과도 연관이 있고, 그 선비족의 뿌리도.. 결국 동호족..
즉 퉁구스족으로 우리 민족, 요서홍산문명과 고조선과도 큰 연관이 있는 민족인데..
이 실위족은 흉노화(투르크화)된 부족이지만, 한국인과 생김새는 참 비슷하죠.

** 투르크족도 사실 생김새가 이쪽 동네에 있을땐 영락없는 몽골리안 외모였습니다. 

결국, 환인은 아마도.. 
알타이계 혹은 그 하위 분류인 투르크계 민족 흉노의 시조였거나.. 
바이칼 지방의 한민족 시조로써.. 
시베리아, 몽골초원, 만주, 한반도를 아우르는 퉁구스계 민족의 시조였을 수도 있습니다.
(**뭐, 사실상 인종적으론 투르크계니 퉁구스계니 하는 것도 지금처럼 큰 차이가 없었다고 볼 수 있죠.)

(지금 한국인도 몇십년, 몇백년 지나면 다문화 매매혼으로 동남아 핏줄이 하도 섞여 동남아 인종화 된다는 상황이니..) 

어쨌든, 결론적으로.. 환단고기는 믿을 수 없다.. 신빙성이 약하다고 보지만..
그 뼈대의 틀에서 보자면, 환제국, 배달국은 없었을지라도.. 
비슷한 실존한 몽골초원-시베리아-만주-한반도를 아우르는 
상고시대의 흉노제국 같은건 존재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게 꼭 흉노라는게 아니라 비유가 그렇다는거죠)

고조선도 흉노제국 전성기 때엔 흉노의 오른팔 소리를 듣던 나라였죠.
이 흉노가 한때는 동호족 왕에게 조공을 바치던 약소국이기도 했지만 말이죠.

굳이 따지자면,, 범 게르만족의 동아시아 버전이랄까..
게르만족도 로마시대 때만 하더라도, 고트족이니 반달족이니 하여튼 수많은 부족국가로 나뉘어져 있었죠.
결국 환웅 역시 그렇게 갈라져 있던 범 알타이, 범 퉁구스계 민족들 중 '일부(!!)'를 규합해 나라를 세웠고, 
그걸 이어받은게 단군조선이다 뭐 그런 소리죠.

사실.. 중국 역사서에도 이런 상고시대 북방에 대한 기록이 없는걸로 아는데.. 
이 부분은 앞으로 고고학적 발견이 계속 되고, 어디선가 이집트 피라미드 같이 상형문자라도 대거 나오고,
그 기록이 해독되지 않는 이상... 타임머신 개발 이전까진 제대로 밝혀내기 어려울겁니다..

어쨌든 환단고기와 별개로.. 
소위 실증주의(고고학+신빙성 있는 사서)에 기초해 역사를 더듬어가는 
그런 민족주의 사학도 있다는 것이고, 이건 환빠랑 다릅니다.

환단고기 추종자들이 앞서도 말했지만, 
이게 또 함정카드가 발동되어 일본 좋은 꼴 시키는 쪽으로 흘러갈 수도 없지 않구요..

그런건 좀 주의해서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뭐.. 환단고기에 적힌 역대 환인,환웅,단군들의 왕릉이 나오고, 
뭐 거기서 갑골문자 비슷한 상형문자라도 튀어나오지 않는한, 
이건 신빙성이 떨어지는건 사실이고, 믿기 어렵죠.

괜시리 환제국설, 대륙삼국설, 대륙고려설, 대륙조선설 이런거 내세워봤자..
중-일 역사학계에 비웃음 사기도 좋구요..이건 솔까 너무 심각한 환타지...

결국, 철저히 고고학적+사서로 접근해가는 실증주의적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게다가, 본래 역사시대라는게 글자로 기록이 된 시대를 의미하고, 
그 이전 시대는 역사라기 보단.. 선사시대로 분류하는데.. 이건 인류사에 더 가깝달까 그렇죠..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사피엔스 같은..

한 1~2만년 전이면 그래도 사람이 구석기, 신석기 무렵이라..
사람이 슬슬 문명을 만들며 사람답게 살기 시작한 때이긴 한데.. 
엄청난 거대제국을 경영한다거나 같은 크게 기대할 정도의 시대는 아니구요.

뭐 부족사회 정도로 정착해서 농사 좀 짓고, 움집짓고, 
석기를 다듬어 창, 화살 만들어 사냥하고, 토기 만들고 이런건 가능한데.. 
문명 시리즈 해보신 분은 알겠지만... 게임에서도 정착민이 돌아다니는 극 초반 시절의 모습에 가깝죠,..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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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FaceSY 15-06-11 08:07
   
진짜 좋은 글입니다.
그래봐야 보고싶은 것만 보시겠지만요
     
Centurion 15-06-11 12:23
   
글쎄요..

그 보고 싶은것만 본다는 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진 증상이고,
대부분 보기 싫은 현실을 외면하고, 선택적으로 정보를 취사선택하여,
자기 주장을 강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님이 싫어하는 환단고기 추종자나..
식민사학이라는 비판을 받는 보수적 강단사학자들이나 거기서 거기 같은데요?

일본-중국에 유리한 택도 안되는 걸 교과서에 집어놓고 안주하다가,
그들 주장에 반하는 새로운 고고학적 발견이 있을 때에도 외면하고,일본-중국에 끌려다니며
만리장성을 한반도에 쳐박아두고, 보이지도 않는 연나라 장성을 내몽골지역에 끌어올리던건 누구였을까요? 한사군을 평양에 못집어넣어 안달인건 또 누구였을까요?
철령위 문제로 명나라와 요동을 놓고 분쟁을 벌이는 마당에,
그 문제의 철령위를 강원도에 쳐박아 두려고 애쓴 사람들은 또 누구였을까요?

이만하면, 실증주의도 아니죠 뭐..
실증할 증거가 나타났으면 거기에 맞춰 생각을 고쳐먹는게 실증주의죠.
물론 실증할 증거가 없으면, 의심하고 쉽게 믿지 않는 것 또한 실증주의구요.
칼리 15-06-11 08:15
   
상고사와 고대사는 자료가 매우 미비하고 오래전이라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모두 정확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항시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거나 하면 이에 대한 수정이 이루어져야겠죠.

 그러나 환단고기같은 위서를 근거로 하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는 겁니다.

 중국의 동북공정 역사왜곡이나 일본의 역사왜곡과 별반 다르지 않은 짓이죠. 저들이 하니깐 우리도 해야 한다. 이 주장이 옳은 것일까요?
     
Centurion 15-06-11 08:44
   
솔직히 우리나라는 엄청 양심적인 편입니다.
일본이나 중국이었으면 이걸 위서는 커녕 그냥 바로 정론으로 밀었을겁니다.

다만, 환단고기 자체는 신빙성이 떨어지니, 여기에 의존하지 말고..
좀 더 고고학적 발견 등으로 역사의 퍼즐을 실증적으로 맞추는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환단고기가 뭐 위서일 수는 있어도, 그 위서와는 다르게..
비슷한 역사적 실체를 가진 환인, 환웅의 나라로 지칭되는 고조선의 모태국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죠.

마치 환단고기에 고조선이 다뤄진다고 고조선이 없는 역사가 되는게 아닌것처럼..
고구려를 다룬 환타지 자작 역사소설이 있다고 해서 고구려가 없어지지 않는 것처럼..
          
두부국 15-06-11 13:45
   
맞는말이죠 한국정도면 양심적이죠
시로코 15-06-11 10:54
   
저 개인적인 생각은요? 환단고기 내용이 다 위서다.진서다 라고 하기이전에
충분이  연구해볼만한  사료임은 분명한것같습니다.

그리고 우리 고대 상고사의 기록이 전무한 상황에서 이 사료을 가지고 검증,실증해보면 된다고 봅니다.
일부 어느정도는 맞는것 같기도 하구요. 연구자들이 내놓은 것을 보면~
제일 큰 것은  우리역사가  한사군으로 시작했고 기자조선 이런식으로 이여진다고 배웠고 정설에서~~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한민족은 누구인가? 어떻게 우리가  지금의 한반도로 왔는가?  생각해볼때
어느 정도의 우리 민족의 뿌리는 알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사 하는바도 크구요.
이런내용은 전세계 어떤 사료에도 없는 내용인데~~  충분히 연구해볼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봅니다.
이걸 가지고  위서다.진서다 갑론을박 할필요가 없다고봐요.

위서다 라고  주장하시는분들은 그분들 대로 위서인 이유를 연구하면 되고.. 진서다 라고 하시는분들은
이게 왜 진서인지 연구해 보변 되겠죠~~  그리고 환빠다. 식빠 다 이런말도 웃기는것 같구요.

학문이라는게 연구를 하면 할수록 더 진실에 가까워 지는것 아닌가 하는생각을 합니다.

지금 제가 볼때는 강단.재야 사학이든  연구를 통해 토론하는 문화가 먼저 형성되는게 급한것 같습니다.
토론이전에 상대방을 비방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칼리 15-06-11 12:25
   
착각 하고 계신분들이 있는데, 환단고기는 진서 위서 논란이 있는게 아니라, 그냥 위서입니다.

즉 역사 사료로서 가치가 없는 겁니다.

사마천의 사기나 일연의 삼국유사는 사료로서 가치가 있지만, 환단고기는 아니란 겁니다.

생뚱맞게 누가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들과 상상을 덧붙여, 책을 쓰고 이게 예전에 있던 것들을 참고로 해서 썼다고 하면서 이걸 바탕으로 주장을 편다면 이게 타탕합니까? 특히나 상고시대는 사실상 검증이 힘들죠.

이건 아예 역사를 소설화 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환단고기가 위서가 아니라면 간단합니다. 환단고기가 핑계되고 있는 4가지 사서들의 진위를 증명하면 됩니다. 이걸 환단고기를 집필한 쪽에서는 전혀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sejong 15-06-11 16:51
   
환단고기가 위서인지 진서인지는 누구도 증명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요?

1차사료가 실존하느냐 여부로 진서나 위서를 가리는 것도 그다지 적절한 것 같지는 않네요. 물론 위서일 개연성도 있지만...어쨌든 이를 처음 기술한 개 연수인가 뭔가 하는 사람이 설마 모든 내용을 창작했을리는 없을거고, 일부는 무언가 참조해서 썼겠지요. 그 중에 일부는 사실과 다른 것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전 내용을 터무니 없이 상상하여 썼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단지 표현의 문제나 인용에서 작위성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러한 수단적 요소 때문에 환단고기를 기술하였던 목적 자체를 부정하는 것도 문제지요. 역사라는 것이 목적성을 띄는데 방법론에 문제가 있으니 그 목적을 깡그리 무시하는 것은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학문적 객관성과 국가적 자존 간의 논쟁에서 학문적 객관성이 국가차원의 자존감보다 우위에 서야 한다는 것도 그다지 적절치 않습니다. 더욱이 이러한 논쟁자들이 전문 학술인력도 아닌데 마치 자신만 학술적인 듯 하면서 다른 사람의 사관이나 관점, 믿고 싶은 것에 대해 공격하는 것도 문제인 것입니다.

환단고기가 사실에 기반했다면 1차사료에 해당하는 북부여기나 태백일사와 같은 책들이 다른 기록에는 왜 없냐라는 것도 진서 위서 판단에 있어 사실 핵심은 아닌 듯 합니다...소중화나 유교사상에 젖어있던 그 시기에 그런 내용을 기록했을리 만무겠지요.

일연스님이 삼국유사를 남기지 않았다면 그리고 이 승휴가 제왕운기를 집필하지 않았다면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단군신화 내용을 기록할리는 없었을거고...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일연스님 버전의 단군 신화 내용은 아예 전달되지 않았을텐데...그러면 우리는 그런 신화도 없는 민족이 되었겠지요...그건 훈민정음도 마찬가지이죠...해례본이 발견되기 전에는 훈민정음에 대한 별의별 낭설이 다 있었으니까요.

결국 역사적 사실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계속 공부해서 조금씩 조금씩 증명하면 되는거고...그런 노력을 하는 사람들의 노력마저 현재의 잣대로 위서라고 무시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실증주의라는 것도 결국 하나의 사관일 뿐인데 실증적이지 않으면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학문적 도그마에 해당합니다.

이론은 언제나 수정될 수 있는데, 기존 논리로 학문 영역을 선점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논리에 대해 반증하려는 노력마저 꺽으려고 하는 것은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기존 이론을 의심하고 새로운 논리에 맞추어 사실을 찾고자 하는데, 그 논리가 위서에 기반한 것이 더 말할 필요도 없다고 하는 것이야말로 독단일 수 있는 것입니다.

역사의 기술은 목적성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게 과하면 극단적인 쇼비니즘으로 빠지겠지만, 국가적 자긍심을 위하여 그럴듯하거나 믿을만 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사실로 보고 그에 맞는 사례를 찾다 보니 홍산문명이 고조선이 아닐까 하는 쪽까지 발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게 없으면 여전히 우리 역사는 한반도 내에서 피동적으로 머물텐데...식민사관이라는 것이 결국 이를 의도한 것이고...환단고기를 부정하는 많은 사람들의 결론이 결국 학문적 객관성을 명분으로 하지만 결론은 식민사관과 맥을 같이 하다 보니 싸움이 나는게 아닌가 하네요.

진위를 얘기하는데 있어 학문적, 학술적이라는게 왜 중요한지와 믿음이 어느 정도 사실에 기반하여야 하는지 함께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서양 철학에 있어 믿음없는 교리는 맹목이고, 교리없는 믿음은 맹신이라고 한 말이 있는데...진서를 주장하는 것은 일종의 맹신, 위서를 주장하는 것은 일종의 맹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구름위하늘 15-06-11 20:14
   
맞습니다.

지금은 당연히 훈민정음이 과학적인 이론을 가지고 만들어졌다고 다들 믿고들 있지만,
한글도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되지 전까지만 해도
글자를 그렇게 과학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국내외 다수의 학자들의 정론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아돌프 15-06-12 01:59
   
동감합니다. 분단 후 정권 비판세력이 매카시즘에 희생 된 것과 같은 전략에 당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오히려 환단고기가 지금 사학계를 유지해주는 아주 대단한 버팀목화 되었죠. 비평받으면 환빠로 몰아붙이면 이기고 들어가니까요.
 사학계를 바꾸고 싶다면 환단고기를 일단 버리거나 뒤로 물러놓고 지금 사학계의 모순 된 것부터 공격해서 차츰차츰 주고 받아야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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