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화면 캡처]
28일 방송된 JTBC '탐사코드J'에 따르면 지난 1월 티켓 다방에서 일하던 몽골인 여성 사랑토야는 새벽에 운전을 하다 승용차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숨졌다. 당시 사고 차량에 동승했던 김모씨는 사랑토야가 차를 타라고 권유했고, 과격하게 운전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의 증언에 따라 운전자 사랑토야의 부주의에 의한 사고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곳곳에 의혹이 드러났다. 사랑토야의 어머니에 따르면 사랑토야는 운전 면허도 없고 평소 차를 무서워했다. 실제 119 구조대 출동 일지를 보면 여자는 동승자로 표시돼 있다. 당시 그녀를 실은 응급차에 탄 구급대원은 사랑토야에게 '운전하셨어요?'라고 물었고, 사랑토야는 '운전 안했어요. 다른 사람이 있었어요'라고 답해 그대로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사고 직후 남자는 모습을 감추었다. 사고 수습과 조사를 위해 119 구급대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남자는 길 건너편 주유소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죽음에 이를 정도로 크게 다친 여자에 비해 남자는 가벼운 타박상만 입었다. 경찰은 차량 운전석 쪽이 심하게 부서진 점에 주목해 운전자를 여자로 지정했고 그렇게 남자는 배제됐다.
그러나 김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처음에 "술을 마시고 길을 걷고 있는데 사랑토야가 차를 타라고 했다"고 했다가 나중에 "그녀와 저녁을 같이 먹었다"고 말을 바꿨다. 이와 함께 "그녀와 잘 모르는 사이"라고 한 뒤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자 "노래방에서 손님으로 한 두 번 봤다"고 번복했다. 티켓다방 주인은 "사랑토야는 그 남자를 좋아했다. 만날 눈물을 흘릴 정도로 좋아했다"고 말했다.
사랑토야는 공무원인 부모님 밑에서 자라 대학까지 졸업했다. 몽골에 있을 때부터 한국어학원을 다니며 한국을 동경해왔다고 한다. 선진국인 한국에서 사는 게 꿈이었던 여자는 지난해 3월 한국 남자와 결혼해 한국으로 왔지만, 20여 일만에 이혼한 뒤 무일푼이다 시피 집을 나와 친구가 사는 서산의 한 티켓다방에서 일을 해 왔다.
딸의 사고 현장도 가보지 못 하고 몽골로 돌아간 가족은 주한몽골대사관에 딸의 죽음이 억울하다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몽골대사관은 여자의 죽음에 의혹이 있다고 판단해 경찰과 검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7개월 만에 한국 검찰이 가족에게 돌려준 대답은 ‘재수사 요청 기각’이었다. 취재진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당시 현장 사진과 경찰의 증언을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만들었다. 그 결과, 사고 당시 차의 속력은 80km/h 이상이었다. 이 둘은 왜 새벽에 인적이 드문 도로에서 80km/h도 넘는 속도로 달렸는지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