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 않은 분들께서 금청의 시조가 신라인 혹은 고려인인 김함보라는 기록을 가지고 금청의 역사가 우리 역사라고 말씀하시는데 제 견해는 좀 다릅니다.
금청의 시조가 신라계 혹은 고려계였다하고 그들이 제사까지 지냈다는 기록을 저도 읽어보았으나, 정작 동시대를 살으셨던 우리 직계 조상분들은 여진인들을 '개, 돼지' 라고 멸시한 기록은 있어도 우리 동족으로 보진 않았던것 같습니다.
더욱이 김함보가 우리 동족이었다해도, 그 자손들이 여진땅에서 살며 여진인들과 혼인해서 수백년이 흘렀다 생각하면, 그들을 신라인, 고려인이라 운운하긴 힘들지 않을까요.
고구려와 여진족의 혼합국가인
발해의 경우는 군주만이 아니라 지배층 전체가 고구려 계통이고, 나라 전체가 고구려 기풍을 물려받아 전통을 지킨것으로 보이나, 금청의 경우는 좀 다르지 않나요.
청황조의 혈통처럼 우리도 백제 '부여씨'의 혈통을 추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 백제계라고 믿는 일본왕실의 혈통을 밀미로 일본이 백제를 자신들의 역사라 주장을 하는 일본인의 번역글을 읽은적이 있습니다. 일본에 백제 도래인들이 많고 지금의 한국은 백제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주장을 하더군요.
우리가 이걸 받아들일수 있을까요.
유럽군주들의 수많은 결혼동맹을 제쳐두더라도, 네덜란드인 윌리엄 3세가 영국왕가의 혈통을 이어받아 영국왕위에 오른것을 가지고 그 후의 영국 역사를 네덜란드 역사라고 세계사에서 가르치진 않습니다.
만약 한국계 미국인이 미국 대통령이 되어도 재임기간 동안의 역사를 한국역사라 할수 없지요.
한국의 경우, 한국문명교류 연구소에서 밝힌 1985년 통계를 보면, 한국 275개 성씨중 136개가 귀화 성씨라 합니다. 한국 성씨의 거의 절반에 육박합니다. 시기별로 보면 신라 40여개, 고려 60여개, 조선 30여개 라고 합니다. 인구로는 전체 인구의 20프로에 달한다 하네요.
이 귀화 인구가 자기들끼리만 혼인을 했을까요. 나머지 80프로 인구와도 혼인을 맺었을테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조상분들도 한분쯤은 귀화인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만 해도 모계쪽으로 임진왜란때 귀화한 명나라 장군(그냥 병졸이셨을지도)이셨다 하네요.
그렇다고 제가 별볼일 없으나마 한국땅에서 태어나 중국인으로서 중국역사를 새겼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지금 중국에 흡수된 만주족(여진족)이 자신들을 중국인으로 여기는데, 금청의 황실 혈통을 가지고 그들의 역사를 우리 역사라 한다면, 한족은 그렇다치고... 만주족은 어떻게 되는 거지요?
우리가 그들의 역사를 뺏는 느낌이 드네요.
우리가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항하여 순수한 역사가 아니라 민족적, 정치적인 대응을 하는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의문이 듭니다.
만약 여진족에게 강력했던 금청역사가 없었고, 만주엔 별다른 자원이 없으며, 그들이 지금도 여전히 예전처럼 왜인들과 같이 약탈, 살인, 강간을 일삼았으면 현재 한국이나 중국이나 저들을 골치아픈 도적 취급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서로 '우리 역사아냐' 했을지도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