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탈북자 행세하며 ‘보이스 메일’까지
조선족의 북한 이탈주민 흉내
뉴포커스는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조선족이 탈북자로 둔갑하여 제 3국으로 망명한다는 관련기사를 낸 적이 있다.
관련기사의 제목은 북한주민의 옛날사진이 조선족에게 은밀하게 거래된다는 “북한주민 ‘옛날 사진’ 조선족에 인기”, 와 탈북자 교육을 시켜주는 학원이 있다는 내용의 “ 中, 위장 탈북을 도와주는 ‘조선학원’이 있다” 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중국에 머물며 고생하는 탈북자를 도우려는 한국인의 동포애를 이용하여 탈북자에게 제공되는 혜택을 가로 채거나 탈북자 행세를 하며 금품 사기를 치는 조선족이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 동안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다는 것은 짐작했지만 최근 한 네티즌이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의 피해를 공개하자 유사한 피해를 당했다는 탈북자들의 구체적인 증언이 줄을 잇고 있다.
탈북자를 돕는 과정에서 조선족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네티즌(한국인)은 지금까지 2,000만원 가량을 썼는데 그 중의 절반만을 탈북자를 돕는데 쓰이고 나머지는 가짜 탈북자인 조선족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경험에 따르면 일거리가 줄어든 조선족 브로커가 조선족 여자와 공모하여 탈북자를 도우려는 한국인의 주머니를 노린다는 것이다.
중국의 사정에 정통한 그들이기에 탈북자를 만나서 들었던 이야기와 인터넷에 떠도는 ‘탈북수기’를 읽고 마치 자신의 일처럼 포장하여 탈북자 행세를 하며 ‘보이스 피싱’처럼 한국인에게 금품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런 짓을 일삼는 조선족들은 탈북자들이 자주 모이는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하여 도움이 필요한 탈북자인척 가짜 사연을 올린 다음 연락이 오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큰 의심 없이 사기를 친다는 것이다.
한 한국인 피해자는 “탈북자들이 모이는 사이트에 가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탈북여성의 도와달라는 긴급한 메일을 받고 돈을 보낸 적이 있다. 목숨이 위급하듯 도움이 필요한 것 같아서 보냈는데 계속 돈을 요구해서 어떻게 된 사정인지 알고 싶어 주변의 탈북자에게 사정을 이야기 해보니 가짜 라고 하더다. 중국의 인터넷 전화번호가 02 라는 것도 새로 알았다.” 고 밝혔다.
이와 같은 신종 범죄가 생겨난 배경에는 탈북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도 한 가지 원인이다.
최근 TV 프로그램을 통해 자주 등장하는 젊은 탈북여성들로 인해 탈북자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한국인들이 보다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탈북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사이트에 가입하는 일이 많아진 때문이다.
이들은 그 동안 무관심했던 탈북자의 힘든 탈북과정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며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조선족들이 이것을 노리는 것이다.
그리고 조선족들이 한국인을 노리는 또 다른 이유는 국경근처 조선족의 경우 사투리만 가지고 탈북자인지 구분하기가 한국인 입장에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중국에서 오래 살았다고 해도 한국인은 조선족과 탈북자를 가려내기 힘들다. 한 네티즌은 “한국에서 목사로 활동하는 한 탈북자가 '중국에서 고생하는 탈북자가 있다. 10년동안 우리가 돌보고 있는 불쌍한 사람 '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인 목사를 따라가 보았지만 단번에 조선족인 것을 알아내고는 어이가 없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탈북자와 조선족은 불가분의 관계다. 북한을 탈북 해서 6 개월안에 한국행에 성공한 '직통탈북자'가 아닌 이상 탈북자들은 싫든 좋든 중국에서 조선족을 만나 몇년을 살아야 한다. 좋은 조선족도 있지만 대부분의 탈북자는 조선족에게 그리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한국이나 중국이나 명분은 탈북자를 위한다고 하지만 정작 탈북자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엉뚱한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있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국가나 개인이나 탈북자들에 대한 지원을 할 때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입력 : 2013-10-18 00:44 | 수정 : 2013-10-18 0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