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식은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이 독립한 인간으로서 책임을 가지고 행동한다는 것, 즉 전근대적인 미망(迷妄)이나 비굴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려는 생활태도를 말하며, 둘째로는 각자가 자유롭고 평등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생활을 향상시키려는 입장에서 발언하는 태도, 셋째로는 정치적으로 민주주의의 기본을 지지하는 의식을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시민의식 [市民意識] (두산백과)
이것이 "일본인들의 선진적인 시민의식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근본부터 철저히 오해하는 시민의식의 진짜 정의입니다.
하지만 국민들을 쉽게 통제하고 싶어했던 군부 독재 세력의 60년대부터 시작된 "시민의식=공공질서"라는 세뇌와 국내 친일(종일) 언론인들의 "일본인의 생활 양식=선진적인 시민의식"이라는 세뇌의 합작품으로 시민의식의 정의를 처절할 정도로 곡해하게 된 거지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극도로 살피는 일본인들이 소심한 성격상 통제 잘 따르고 공공질서 잘 지키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공공질서는 시민의식의 지극히 작은 부분이거나 아예 별로 상관이 없는 것이라는 거지요.
오히려, 패전 후 미군정에 의한 민주주의 시스템 강제 이식 후 사실상의 자민당 60년 일당독재가 가능했던 것과 현재에도 내각의 70%가 정치 세습 가문의 사람들로 채워지는 일본의 봉건적인 정치 시스템이 일본인들의 진정한(혹은 중요한) 시민의식 수준을 더 잘 보여 주는 사례들인 겁니다.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인들의 시민의식 수준이 높다고 말하면서도, 유럽인이나 미국인들은 한국인들보다는 덜 남의 눈치 보고 자유분방하고 정말 대충 사는데도 그렇다고 한국인들의 시민의식 수준이 그들보다 더 높다고 하는 사람들은 또 드물어요.
그런 모순이 발생하는 원인은 "공공질서=일본인의 생활 양식=선진적인 시민의식"으로 철저하게 잘못 알고 있는 것에서 혼동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어느 글을 보니 미국인들의 소방차 비켜 주기 동영상을 미국의 시민의식 사례로 드는 사람도 있던데, 미국에서 소방차에 길 안 내줬다가는 각 주마다 다르지만 대략 50~100만 원의 과태료와 3년 동안 면허 정지 등의 강력한 처벌이 따른다는 이면은 모르고 그저 시민의식 운운하는 건 무지의 소치일 뿐입니다.)
하지만 시민의식의 진짜 정의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시민의식이 (적어도) 일본인들보다는 한참 앞서 있는 겁니다.
웬만큼 열린 정신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서는 세뇌라는 게 일단 당하고 나면 벗어나기가 어려운 것이라서, 아무리 설명해 줘도 소 귀에 경 읽기인 사람들도 여전히 많을 겁니다.
한국에서 뭔가 꼭 바꿔야 하는 게 있다면, 무의미하고 우습지도 않은 열등감만 심어 주려는 듯한 "일본의 선진적인 시민의식을 배우자" 어쩌고 개 풀 뜯어먹는 소리 백날 해서 절대 못 고쳐요. 이건 개방적인 사람에게 소심한 성격으로 바꾸라는 말과 같은 겁니다. 사람 성격이 고치려고 한다고 고쳐집니까? 민족성이나 국민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뭔가 바꿔야 한다면 법을 강화하고 철저하게 집행하는 것이 해답에 더 가까울 겁니다.
단순히 가벼운 음주 후 운전을 했다고 수천만 원의 벌금을 맞은 스웨덴 부자의 이야기나(이웃한 핀란드에선 한 달치 월급 몰수됨), 규정 어겼다고 기업이 파산할 정도로 징벌적인 배상금을 물리는 미국의 사례 등등, 미국과 유럽에서 과하다 싶을 정도로 강한 처벌을 하는 이유도 일본식 거짓 시민의식을 배워야 한다는 따위의 개소리로는 현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걸 잘 알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시아에선 싱가포르가 한국이나 일본 이상으로 가장 깨끗하고 쾌적했고 사람들이 질서도 잘 지켰던 것으로 기억하는데(비록 몹시 지루한 나라라는 인상이었지만), 싱가포르는 70% 이상이 중국인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 나머지도 대개 동남아나 인도 출신이지만, 중국과는 딴판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도 무슨 "일본식 가짜 시민의식" 따위를 잘 배워서가 아니라 강력한 법 규정과 철저한 집행 때문이라는 건 모두 아실 겁니다.
유치원 아이들 기초 교양 교육 시키듯 백날 시민의식 수준 타령해서는 절대 못 고치는 겁니다. 그것도 순수한 시민의식의 정의에 따르면 한국보다 한참 후진국인 일본을 선진적인 사례로 드는 황당무계한 방식으로는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