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위한다'던 저축은행, 사실상 일본계 대부업화
저축은행의 설립 취지는 일반 은행보다 높은 예·적금 금리를 제공해 서민의 자산형성을 돕는 데 있다.
하지만 이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1년)금리는 각각 ▲SBI저축은행 2.50% ▲OSB저축은행 2.70% ▲친애저축은행 2.70%로 업계 평균 2.82% 보다 낮다.
지난 9월말 SBI저축은행의 자산 중 현금·예치금은 3661억5100만원인데 반해 대출채권은 8444억2900만원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매달 20억원을 광고·마케팅비로 사용하면서 170억원의 신규 대출을 일으키고 했다.
같은 기간 905억원의 현금·예치금을 보유하고 있는 OSB저축은행은 대출채권이 5533억원에 달한다.
친애저축은행 역시 현금·예치금이 1502억원인 반면 대출채권은 4363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친애저축은행은 매달 200억원 정도의 신규대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본계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대출을 더 많이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예대마진의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대출을 일으키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일본계 대부업체가 예금보험공사가 소유한 가교저축은행 인수에 나서면서 고금리 대출은 더욱 횡행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앤캐시(아프로파이낸셜그룹)은 지난 19일 예주·예신·예성·예나래 등 4개의 가교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위한 인수의향서를 예금보험공사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러시앤캐시의 저축은행 인수를 공식화 하는 자리에서 최윤 아프로파이낸셜그룹 회장은 "저축은행을 인수해 업계 주도적으로 20%대의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 할 것"이라며 대출만을 강조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금융당국은 오히려 처치 곤란이던 저축은행을 매각한다는 것에 흡족해 하는 모습이다. 특히 러시앤캐시의 경우 금융당국 방침과 달리 저축은행을 인수하더라도 기존 대부업을 완전히 접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당국은 매각을 허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