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화 교수의 소설 초원의 향기를 제대로 읽지도 않고, 단지 입에 맞게 짜집기해서 이걸 진짜 역사인 것 마냥 사기치는 환빠들에 정말 어이가 없네요.
역사소설은 말 그대로 역사를 가공해서 쓰는 가상의 판타지입니다.
밑에 무좀발이라는 환빠분이 퍼온 돌궐비문상의 내용이라는 건 이인화 교수의 소설상의 내용을 짜집기한 것이지 진짜 돌궐비문의 내용이 아닙니다.
이인화 교수의 소설에 보이는 "돌궐 문자로 기록된 고구려 예언서"의 내용은 각 부의 서장마다 인용되고 있다. 그런데 그 내용의 출처를 보면 하나같이 "돌궐비문"에서 기원한 것이 없고, 다만 "돌궐의 투르크 룬 문자로 씌어진 『해모수칸인 카인릭(해모수 칸의 예언)』 중에서", "돌궐의 투르크 룬 문자로 씌어진 『추모닌 마라스(주몽왕이 남긴 것)』 중에서" 등이라고 하였을 뿐이다. 이는 분명 비문을 가르키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대체 이 정체불명의 기록들은 어디서 보이는 것일까? 재미있게도 그 정답은 소설 안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저 침대 위의 침상을 들어내라."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자 아란두는 시녀에게 명령했다. (중략) 그 밑은 놀랍게도 초원지역에서는 구하기 힘든, 아주 크고 두터운 박달나무 궤짝이었다. 아란두는 자신의 목에 걸고 있던 열쇠를 꺼내 궤짝의 자물쇠를 열었다. 그리고 궤짝의 뚜껑을 옆으로 밀어 제꼈다.
"이, 이게 다 무엇입니까?"
문간은 놀란 눈으로 아란두를 쳐다보았다. (중략) 문간은 압도되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두루마리 하나하나를 만져보았다. 두루마리의 겉표지에 제목이 씌어져 있었다. 『당고르 오르캄』이 여섯 권, 『해모수칸인 카인릭』이 열아홉 권, 『추모닌 미라스』가 열 권…… 두루마리 가운데는 문간도 제목을 생전 처음 들어본 문서들이 많았다. 문간은 그 가운데 하나를 빼들어 펼쳐보았다. 영양왕 시대의 율법학자 이문진(李文眞)의 주석서 『예니덴봇차(新集)』였다
- 이인화 장편소설 "초원의 향기" 2권 제 4부 中, p. 95
각 부의 서장에 "인용"되어 있는 "돌궐 문자로 기록된 고구려 예언서"는 결국 인터넷상에 떠도는 소문처럼 돌궐비문에 나오는 이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현존해서 연구자들의 검토를 거치고 있는 문서도 아니다. 다만 소설가 이인화 교수가 자신의 작품의 내용 전개를 위해 창작한 일종의 극중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즉 "돌궐 문자로 된 고구려 예언"은 소설에 등장하는 문서일 뿐, 실존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