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띤 토론을 하느라 머리 아프실텐데 잠간 쉬어가시라고
천년전 균여대사님이 지은 향가 한구절 심심풀이 땅콩용으로 올립니다.
1. 청불주세가에 있는 구절입니다.
曉 留 朝 于 萬 夜 未 효 류 조 우 만 밤(야) 미
무슨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
발음 그대로 읽으면 내용이 그대로 팍 이해되니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균여대사님이 만든 원래의 뜻은 아래와 같습니다.
' 밝울 아침우 먼 바매 ( 밝은 아침이 되기에는 아직도 먼 밤에 ) '
그런데 왜 발음을 저리도 거시기하게 만들었을까요 ?
거기에는 균여대사님의 깊은 속뜻이 있습니다.
2. 계속해서 바로 아래 구절 하나 더 볼께요.
한글 앞부분만 따라 읽으면 내용이 역시 팍 들어옵니다.
원래 뜻은 " 향해서 가는 벗(부처)이야 잃을랴" 입니다.
.
3. 칭찬여래가의 한구절입니다.
南 無 佛 也 白 孫 舌 良 衣
남 무 불 야 밝(백) 손 혀(설) 랴 옷(의)
이 부분 역시 발음대로 읽으면 그냥 알게되므로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습니다.
물론 원래의 뜻은
" 나무아미타불을 사뢰손(아뢰던) 혀라오 "
입니다.
200년전 김삿갓이 아래처럼 이중의 뜻으로 시를 읊었습니다.
書 堂 乃 早 知 (서당인줄 이미 알았지만)
서 당 내 조 지
房 中 皆 尊 物 ( 서당방 안에는 모두 존귀한 분들 뿐이구먼 )
방 중 개 존 물
生 徒 諸 未 十 ( 학생은 열명이 채 안되는데 )
생 도 제 미 십
先 生 來 不 謁 ( 선생은 와서 인사도 없도다 )
선 생 내 불 알
김삿갓보다 800년이나 앞서서 균여대사님은 향가를
모두 이중의 뜻으로 지었습니다.
그 이유는 글모르는 불쌍한 중생들이 보현십원가를 외워서
다음 생에 부디 좋은 곳으로 태어나길 바래서 입니다.
글모르는 중생들이 긴 향가를 다 암기하려면
성적인 표현을 써야 쉽고 재미있게 암기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균여대사님은 욕먹을 각오로 보원십원가 몽땅을
쉬운 향가를 이용해서 암기하기 쉽도록 이중의 뜻을 가지도록 지은 것입니다.
그 내용이 균여대사가 직접쓴 서문에 잘 나와 있습니다.
... 無引劣根之由 ( 열등한 근본(천성)을 이끌 방도가 없으매 )
非寄陋言 ( 비루하고 저속한 말에 의지하고 않고는 )
莫現普因之路 ( 보현보살의 큰 인연을 나타낼 길이 없으므로 )
今托易知之近事 ( 이제 누구나 쉽게 아는 가까운 일을 의탁하여 )
... 열한수의 거친 노래를 지으니....
慙極於衆人之眼 ( 뭇 사람들이 눈에는 극히 부끄러우나 ) ...
... 伏請後來君子 ( 업드려 청컨데 뒷날의 군자들이여 )
若誹若讚也是閑 ( 비방도 찬양도 하지 말아주시게나 )
위의 서문처럼
오직 참담한 고려시대 중생들에게 복을 주려는 단 한가지 소망으로
균여대사님은 누구나 좋아하고 이해하기 쉬운 부부생활에 의지하여
향가를 지었던 것입니다.
결국 이런 향가 내용이 빌미가 되어
균여대사는 광종에게 죽임을 당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균여대사님은 정말 중생을 위해서 목숨을 바친 각자입니다.
그 후 성리학의 조선시대에 이러한 균여대사의 뜻이 가려지고
지금까지도 학자들은 균여대사의 서문을 읽고서도
이러한 이중장치를 전혀 발견하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여튼 확실한 것은
균여대사님이 김삿갓의 대선배였고
균여대사 그 이전부터 이러한 류의 글들이
많이 지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제가 균여대사 향가 모두의 이중적인 의미를 다 해석해 놓았으니
연구에 필요한 분들은 메일을 주시면
파일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