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韓國語)는 한민족의 언어로, 한국어를 공용어로 삼고있는 국가는 대한민국과 북한이 있습니다.
지역으로 보자면, 소위 중국조선어(中國朝鮮語)라는 재중교포들의 한국어를 사용하는 중국 조선족 자치구나
재일어(在日語, 재일교포가 사용하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재일교포가 거주하는 일본, 고려어(高麗語, 고려
인들이 사용하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고려인들이 거주하는 중앙아시아 등이 있겠죠.
대한민국과 북한, 그리고 이들 교포들을 합치면 약 8천만명이 한국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한국어를, 한국, 대만을 제외한 한자문화권에서는 '조선어(朝鮮語)'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본에서 한국어를 조선어(ちょうせんご, 죠센고)라고 부르고 있으며,
중국은 조선어(cháo xiān yǔ , 차오시엔유), 월남은 조선어(Tiếng Triều Tiên 티엥 트리에우 티엔)라고
부릅니다.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이시라면 의아하실겁니다.
한자문화권이라면 '한국어'라고 하면 될 것을, 어째서 '조선어'라고 하는가?
이유는 대한민국과 북한이 '분단국가'라는 특수성을 띄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북한의 정식 국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朝鮮民主主義人民共和國)'입니다.
같은 민족인데도 남측에서는 국호를 한(韓)을 사용하고 북측은 조선(朝鮮)을 사용합니다.
한자문화권 국가 입장에서는 어느 쪽을 우선해줘야 하는지 고민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죠.
그래서 한자문화권에서는 전통적, 관습적으로 사용되던 조선(朝鮮)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조선(朝鮮)이라던 명칭을 국호로 사용하던 조선왕조가 근대 500백년동안 한반도를 점유하고 있었으니,
한자문화권 입장에서는 언어, 민족, 지명을 조선(朝鮮)으로 통일하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럽다고 판단했던 겁
니다. 한국어. 한민족, 한반도 모두 이들 한자문화권에서는 조선어, 조선민족, 조선반도라고 부릅니다.
(다만 한국인(韓國人)의 경우, 대한민국의 한국인은 그대로 한국인이라고 부릅니다. 조선인은 한국인과 북
한인을 아우를 때나, 북한인 단독으로 사용할 때, 아니면 자국의 한국인 교포들에게 사용합니다.)
즉 일본이 한국인을 일컫어 조선인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게 '꼭' 멸칭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겁니다.
('꼭'이라 한 이유는 간혹 한국인이 자신을 한국인이라 불러달라고 해도 꿋꿋이 조선인이라 부르는 악질 일
본인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앞에 남(南)은 붙여 남조선인(南朝鮮人) 혹은 남선인(南鮮人)이라고 한다
면, 그 사람이 재일북한인이 아니고서야 확실히 멸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전통적으로 조선을 사용했다고 해도, 대한민국을 조국으로 하는 한국인들은 언짢을 수 있습
니다. 일단 조선(朝鮮)이라는 명칭을 북한에서 가져간 게 제일 언짢은 이유이고, 한국에서 조선은 대체적으
조선왕조를 떠올립니다. 그러나 조선왕조는 말기에 가면 삐그덕거리다가 일제에게 망하게 되죠.
그리고 일제에게 합병되고 일제가 식민지로 삼은 조선의 한국인을 일컬어 '죠센징(朝鮮人)'이라 불렀고,
이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한국인들에게 있어 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북한보다 인구수로 보나 국력으로 보나 이미 압도했기 때문에
대한민국인으로써의 자존심 문제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점들 때문에, 한자문화권 국가 중 하나인 일본에서는 최근 한국어를 코리아어(コリア語), 고려어(高麗
語), 한국조선어(韓国朝鮮語)라는 보다 가치중립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일본 뉴스나 민간에서도 대부분 한국어라고 하긴 하지만요.
물론 일본어판 위키백과 같은 곳에서는 아직도 조선어라고 하고 있습니다.
관심있는 문제라 길게 적어보았습니다.
아무래도 대한민국과 북한이 통일된다면 한자문화권에서도 한국어든 조선어든 어느 한 쪽으로 통일된
명칭으로 불러주겠지만, 그게 언제일지는 저도 잘 모르겠군요..
통일이 된다면 별 일이 있지 않는 한 대한민국 주도일 테고, 그때쯤이면 일본이나 중국도 우리 언어를
한국어라고 불러주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 조선어라는 명칭을 싫어하기 때문에 빨리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