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린 시절에 삼국지를 읽고 인생의 방향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소설 삼국지연의의 주인공인 유비 현덕은 전한 경제의 아들인 중산정왕 유승의 후손이라고 나옵니다.
유비가 중산정왕의 몇대손인지는 모르나(일단, 진위 여부는 제껴두고요.) 나이차이가 300년 이상
나는 걸로 보아서 상당히 윗대 조상님으로 생각됩니다.
워낙에 세대차이가 많이 나는 조상과 후손이다보니 중산정왕이 엄청 부자였다고 해도 유비가 가난한
것이 이해가 됩니다. 재산이 아무리 많다 한들 그 오랜 세월동안 유지가 될리가 없죠.
조선왕조에서는 임금의 적자인 대군의 4대손까지 연금이 차등적으로 점점 감소되지만 평생 지급되어
대군의 4대손까지는 평생 먹고 살 걱정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네요.
제가 어린 마음에 삼국지를 읽고 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우리 집 경제적 형편이 중산정왕 유승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라고요. 아부지 말씀이 우리 집은 중산정왕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가난하며
중산정왕까지는 택도 없고 중산층 정도는 될거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날 부모님께 말씀드렸습니다. 나는 후일 장성하여 성인이 되고 나서도 자식을 가질
생각이 없고, 자식을 낳을 생각이 없으니 굳이 혼인을 할 필요도 못느끼기에 독신주의로 살것이외다라고요.
엄마가 미친놈아 뜬금없이 왜 그러냐. 머리에 피도 안마른 놈이...이유나 들어보자..라고 하셨죠.
중산정왕의 후손인 유비도 돗자리를 짜서 팔아먹으며 연명하는 극빈층인데 하물며 중산층의 후손의
삶은 어떻겠습니까. 설령 내가 출세하여 부자가 된들 중산정왕만큼 부자가 될 수도 없겠거니와
중산정왕과 같은 큰 부자의 가문도 고작 300년만에 몰락하고 마는 것이 세상인데 내가 자식을 낳고
후손을 보게 되면 300년은 커녕 100년도 장담하기가 어려울 듯 합니다..라고 답했죠.
이게 대략 20여년 전의 이야기인데 아직까지 저때의 생각이 변치 않았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조선왕조에서는 대군의 4대손까지 생활을 보장해주었는데 중국의 왕조에서는
황족들에 대해서 몇대까지 얼마나 생활을 보장해주었는지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