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인류의 문명 단계를 나누는 척도는 간단하죠.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
각 시대별로도 세부적인 단계가 나뉘게 됩니다.
돌을 쓰던 시대에는 단순히 쪼개서 사용했느냐 갈아서 보다 정교하게 사용했냐.
철기시대 역시 단계가 나뉘게 되는데 철을 완전히 녹일 수 있느냐 못 녹이냐 같은.
철을 녹이지 못해 반용융상태(연철)에서 가공을 하는 단계와
철을 완전히 녹여(주철) 가공하는 단계.
자 그럼 연철과 주철의 단계가 왜 중요한가를 알아야 합니다.
연철 단계의 문명에서 강철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무한 반복 노가다가 필요합니다.
반용융 상태의 철은 불순물이 많고 탄소 함유량도 낮기에 무릅니다.
이를 강철로 만들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두드려서 형질을 변화 시키는 방법 외에는 없습니다.
즉, 철강의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지요.
반면 주철단계의 문명에서는 보다 양질의 철강을 대량 생산할 수 있구요.
인류 최초의 철기문명이라고 하는 BC 15세기경 히타이트의 경우 청동기를 만드는 과정 중 우연의 산물로 원시적인 철의 생산이 가능해진 단계입니다.
철을 녹일 수준의 문명은 아니나 바람이 많이 부는 하투샤의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바람이 많이 부는 시즌에 하투샤 인근이라는 제한적인 한도에서 원시적이나마 철의 생산이 가능했습니다.
(물론 학계에서도 이걸 철기시대로 보기는 힘들고 여전히 청동기시대로 분류해야 한다는 논란은 일부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그리스, 로마시대를 포함하여 중세 유럽까지 원시적인 철기 문명의 단계였는데
14세기~15세경 들어서야 주철을 생산하는 단계에 들어갑니다.
그전까지는 연철 단계였습니다.
(이 시기부터 유럽의 문명이 미친듯한 속도로 급발전하는 계기가 되죠.)
중국의 경우 BC5세기 경 전국시대에 들어 처음으로 주철을 생산하는 단계로 들어섭니다.
청동기시대가 타문명에 비해 상당히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철기시대에 있어서 만큼은 중동이나 이집트 문명에 비해 경이적인 문명의 발전 속도를 보여주지요.
요게 상당히 재미있는 미스테리였는데
옛 고조선 영토에서 이거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가 나오지요.
(고조선에 인접한 연나라 시기에 주철시대 진입, 고조선 멸망 시기에 회주철시대 진입)
고조선에서는 이미 3천년전에 주철,
그것도 현대에서 말하는 주철의 개념인 회주철을 생산하고 사용했던 유물과 유적들이 발굴이 됩니다.
(중국의 경우 BC 5세기경 주철을 생산하고, 고조선 멸망 즈음인 BC2세기에서 BC1세기 기간에 회주철을 생산하는 단계로 발전합니다.)
한반도 북부와 연해주 일대에서 당시 인류 문명 수준에서는 미스테리인 회주철 유적과 유물들이 쏟아져 나온겁니다.
고조선의 선진 철기문명은 고구려에도 이어져 당시 세계에서는 엄청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대규모 중갑기병(기병은 물론 말까지 철갑으로 중무장한 개마무사)과 중갑보병을 운용하게 되지요.
고구려 개마무사의 유럽판인 중세 기사단의 경우를 살펴봐도
수만 단위의 고구려와 달리 수백 단위의 소규모였던걸 생각한다면
연철 단계와 주철 단계의 생산량 차이가 피부로 확 와 닿을 겁니다.
암튼 야밤에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어지는데 예전에 고조선 철기 관련 썼던 글 링크하니 못 보신 분은 한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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