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공산혁명이 벌어지면 당연히 제일 먼저 처단 당하는 부류가 바로 신격 제정군주인 일왕입니다.
태평양 전쟁시 일왕과 일본 내각이 가장 두려워 했던건 미군이 열도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공산, 민중 혁명이 일어나 일왕을 위시로한 제정체제를 유지못하는 것이었다는 것으로 그것을 뒷받침하는 당사자들의 증언들과 기록이 보입니다.
전쟁 말기에 다다르자, 미군에게 제공권을 완전히 잃으면서 열도가 소이탄으로 잿더미가 되고, 일왕과 그 무리들이 민중들을 위문코자 순행했는데, 민중들이 지금까지 순순히 복종하던 것과는 달리 그들의 일왕에 대한 분노와 비난으로 가득찬 시선을 목도하고, 사면초가에 몰린 일왕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미국에 항복했다는 것이지요.
기도 고이치의 '기도일기' 중에서,
'대본영(여기서는 일왕을 의미함)이 포로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는 차마 말씀드리지 못했다. 이쯤되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3종의 신기' 를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것을 지키지 못한다면 황통 2천 6백년의 상징을 잃어버리는 것이 되며 결국 황실도 국체도 모두 잃어버리게 된다.'
허버트 빅스의 '쇼와 천황' 중에서,
'쇼와 천황과 기도는 황위에 대한 비판을 포함한 패배주의가 대두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들은 민중 스스로가 궐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발빠른 행동을 취해야만 했다. 이것을 계기로 두번째의 '성단'이 내려졌다.'
일왕은 공산혁명을 막고 전쟁을 중단한 영웅이 분명 아닙니다. 책임을 회피하고 자기 보전을 노린 흔한 군주였을 뿐...
일본 군부의 아집 또는 오해(?)로 조기 항복의 기회를 놓치고 결국 미국에게 무조건 항복을 했지만 일왕가는 살아남았지요. 그의 목숨과 함께...
'천황독백론' 중에서,
'아사카노미야(朝香宮, 일왕가 귀족)가 국체보전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포츠담 선언을 거부할 것인가라고 물어왔다. 나는 '물론'이라고 대답했다'
'옥음방송(종전 선언문)' 중에서,
'짐은 이에 국체(일왕제)를 지켜, 충성스럽고 선량한 너희 신민의 진실된 충성에 신뢰하고 의지, 언제나 너희 신민들과 같이 있을 것이다. 만약 감정이 격렬하게 넘쳐 사단을 키워나가 어떤 자가 동포를 배제하거나 시국을 어지럽혀 대도를 그르치는 것과 같이 신의를 잃어버리는 것을 짐은 매우 경계한다.
(무조건 항복하는 와중에도 일왕제 유지 확인사살)
일왕 자신이 대원수가 되어 전쟁을 지휘한다는 '본토결전안 재가(1945년 6월 8일)'에 대한 것만 보아도 일왕에게 아무런 실권이 없었으므로 그에게 전쟁 책임이 없다는 주장은 분명 말이 안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