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쉰들러 현대엘리 경영권 소송 8차 변론, 오는 5월로 연기

2010년 현대건설 인수 둘러싼 갈등 이후 양측 분쟁 지속

이상우 승인 2024.03.03 05:00 의견 0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스위스 엘리베이터 제조업체 쉰들러홀딩아게(이하 쉰들러)가 맞붙은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관련 소송 일정이 연기됐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 주요 주주다. 지분 11.22%를 갖고 있다. 현정은 회장은 현대그룹 지주사 현대홀딩스컴퍼니와 친족들의 지분을 통해 현대엘리베이터를 지배하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여주지원 민사1부는 회사에 관한 소송 8차 변론기일을 오는 6일에서 5월 1일로 변경했다. 담당 재판부가 민사3부에서 민사1부로 바뀐 측면을 고려한 기일 조정으로 보인다.

쉰들러는 2020년 7월 소송을 냈다. 현정은 회장과 현대엘리베이터 전현직 고위 임원 7명이 피고 명단에 들어갔다.

현정은 회장과 쉰들러가 처음부터 대립한 건 아니다. 2003년 현정은 회장이 숙부인 고(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을 다툴 때 쉰들러는 현정은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했다. 백기사는 경영권을 위협받는 기업이 방어 목적으로 끌어들인 우호 세력이다.

양측의 갈등은 현정은 회장이 2010년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불거졌다. 쉰들러는 현대건설 인수에 반대하면서도 현대엘리베이터 승강기 사업 부문을 넘겨주면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현정은 회장은 이를 거절했다.

이후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 의사록·회계 장부 공개 가처분(2011년), 현대엘리베이터 파생상품 신규·연장 금지 가처분(2012년), 현대엘리베이터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2013년), 현정은 회장 상대 손해배상 소송(2014년)을 잇달아 내며 법적 투쟁에 들어갔다. 여주지원에서 진행 중인 회사에 관한 소송도 이러한 맥락에서 제기됐다.

현정은 회장이 옛 현대상선(현 HMM) 자금 지원과 현대그룹 경영권 유지를 위해 파생상품 계약 등으로 현대엘리베이터 주주들에게 손실을 입혔다는 게 쉰들러의 명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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