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방영하는 맛집 프로그램은 하나도 믿지 않음.
수요미식회, 백종원의 3대천왕, 생생맛집 등등과 백종원 체인점들.
저런 맛집 프로그램들에서 방송한 맛집들을 여러군데 가봤지만
정말로 맛있다, 이곳까지 일부러 와서 먹어볼 가치가 있다고 느꼈던 곳은 거의 없었음.
정말로 왜 이런 방송을 하나, 돈 받고 광고활동을 하는 건가 하고 생각했을 정도.
그런 가운데에서 딱 한군데 반했던 곳이 있었음.
부천 태원의 백짬뽕.
수요미식회에서 소개했던 곳인데
한여름에 서울에 갈 일이 있어서 가는 길에,
전철을 두번이나 갈아타고, 다시 수백미터를 걸어서 갔었음.
점심 전인데 이미 40여명 정도 줄을 서 있었음.
내 뒤에 50대로 보이는 남성이 슬리퍼를 끌고 와서 서기에
이집 백짬뽕이 맛있냐고 물어보니, 동네에서도 원래부터 소문난 집이었고
평소에도 줄을 서는 집이었는데, 방송을 탄 이후로 줄이 더 길어졌다고 함.
1시간을 훌쩍 넘게 기다렸다가 백짬뽕을 시켜서 먹었음.
처음으로 느껴본 천상의 짬뽕 세계.
늘 빨간 짬뽕을 먹다가, 먹어본 해물 백짬뽕.
맑고 시원 칼칼한 짬뽕.
비록 먼 거리를 여러번 환승하고, 더운 날에 걷기까지 했지만
그 수고가 전혀 아깝지 않다고 느꼈던 곳.
그 이후로 여러 곳에서 백짬뽕을 먹어봤지만
태원의 백짬뽕 맛을 다시 느껴볼 수가 없었음.
그나마 근사치에 가까웠던 곳이, 화성시 정남면의 중국집 용궁.
부천 태원이 지금도 계속한다면, 다시 가보고 싶지만
검색해봐도 부천 태원은 나오지 않음.
내가 갔을 때가 2016년인가 그랬는데, 그 당시에 주방에 계시던 쉐프는 노령의 할아버지.
이제 더 이상 주방 일을 하시기 힘들어졌는지, 가게조차 검색이 안됨.
그냥 "태원"으로 검색해보니 인천 문학경기장 근처에 하나 나오긴 하지만
부천 태원과는 상관이 없는 것 같고.
혹시 여러분들 동네에서 백짬뽕을 기막히게 하는 집을 알고 계신 분은?
땅콩 소스를 많이 넣어서 걸쭉, 고소하게 만든 백짬뽕은 말고.
맑은 국물에 해산물 듬뿍, 시원 칼칼한 백짬뽕을 맛있게 만드는 집을 알고 계시는 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