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일, 내 일
사진으로 보는 사막은 언제나 너무 아름답다.
사진 속 희말라야 산맥이나
남,북극의 모습도 아름답기는 매 한가지
거기서 사시사철 산다면 당신은 살아낼 수 있겠는가?
어느 절묘한 찰라의 순간에 찍힌
아프리카나 전쟁중인 나라의 고통받는 아이들
그 눈망울과 얼굴은 왜 저다지도 이쁘고 아름다운가?
사진 속에서 모자를 쓰고 웃고 있는 아이의 얼굴이 너무나 해맑아 보인다?
알고보니 그 아이는 백혈병 투병중이란다
사진으로만 보면
이 모든 게 너무나 실감나지 않고 남의 일 같다.
내가 겪어본 것이 아니기 때문이리라...
빈혈인 사람의 창백한 혈색과
앉았다 일어설 때의 어지러움을
나는 잘 안다.
사시사철 노상에서
과일장사하는 아줌마의 고장난 무릎
나는 잘 안다.
순식간에 화장하고 달려온
노래방 아줌마 도우미의 애환
나는 잘 안다.
매일 술을 먹어야만 하는
소외된 가장, 아버지의 심정
나는 잘 안다
사람 좋다는 남편을 둔
아내의 고달픔도
나는 잘 안다
내가 겪어봤기에 잘 아는 것이리라...
남이 나의 일을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실재의 내 딱한 처지와는 달리
거기엔 아무런 고통도 없어 보이고
그저 별일 없어 보이거나
심지어 아름답게 보이기도 한다.
또 사람들은 쉽게
별것 아니라거나
이러쿵저러쿵 자기 편한 대로
단정 짓거나 결론 내 버린다
남의 일이기 때문이다.
제주 4.3 사건, 6. 25, 보도연맹 학살 사건, 광주 민주화 운동,
용산, 쌍용, 세월호 아이들, 백남기 농민, 이태원 등
아이들 도시락문제, 교과서문제, 노인복지,
고가 등록금에 빚을 져야만 하는 대학생들...
취업도 결혼도 하기 힘든 젊은이들...
우리는 가끔
서너 사람만 건너면 다 연결될
이 좁은 땅덩어리 속
우리 혈육, 우리 이웃의 일을
머나먼~ 남의 나라 일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세계적 전염병은
그저 흑사병처럼 역사책에만 나오는 일이거나
어디 아프리카에만 일어나는 일인 줄 알았을 것이다!
근데 어느날 갑자기 무섭게 돌진해 오더니
우리의 일, 내 일이 되었다.
어제, 남의 일이었던 것이
오늘이나 내일 별안간
나의 일이 되기 마련이다.
이 세상 모든 일은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이다! 내일.이란 말이다!
남의 슬픔도, 남의 아비 문제도
남의 딸 문제도, 남의 아내, 남편 문제도
남의 자연재해도, 남의 법적 억울함도 정치인 문제도,
이 사회 그 어떤 문제도 다~~ 내일.이요 내 문제다!
우리 모두 바쁜 일상에 쫓겨 살면서도
아빠, 엄마의 심정으로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을 가져본다면
마치 나의 일처럼 마음을 쓴다면
우리의 내일, 우리 아이들의 오늘은 훨씬 더 밝아질 것이다!
@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