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해지고 있는 신약은 원본이 단 하나도 없으며, 저자 미상이라고 여겨지는 것들도 다수입니다. 신약의 핵심으로 불리는 사복음서 중 마태복음과 요한복음은 성서비평학에서 이미 저자 미상이라고 보고 있으며 마가복음 역시 마가가 저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이 큰 힘을 얻고 있습니다. 누가복음만 사도행전과의 연관성 때문에 의심의 여지 없이 누가가 썼을 거라고 보여지고 있지요.
문제는 저자가 분명하다고 여겨지는 누가복음 역시 원본이 전해지지 않고, 내용으로 미루어보아 마가복음을 보고 그것을 근간으로 쓴 것으로 여겨지며 저작시기도 예수 사후 수 십년이 지난 후에 쓰여졌을 거라고 추정된다는 것입니다.
서신서들도 일부는 저자미상이라고 여겨지며, 요한1,2,3서, 요한계시록 역시 요한의 저작이 아니라고 보는 게 현재 성서비평학의 입장입니다.
더 큰 문제는 300년 동안 로마 정부의 탄압을 피해 음지에서 종교 생활을 하다보니 지역별로 고립되고 교리도 제각각이 되버리는 문제가 생겼다는 겁니다.
콘스탄티누스가 기독교를 공인한 이후에 보니 지역별로 믿는 교리가 제각각이라 황제의 이름으로 공의회를 열게 됩니다.
우선 카르타고 공의회에서 자기 입맛대로 정경과 위경을 분류해내며 기독교인들의 경전을 갈무리합니다. 이때 그들의 입맛에 맞지 않았던 고문서들은 죄다 분서갱유당했고, 특히 영지주의 입장에서 쓰여진 책들은 1차적으로 제거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베드로 계시록.
니케아 공의회에서는 이보다 더 중요한 논쟁이 오갔는데, 그것은 바로 예수의 격위였습니다. 예수의 격위를 두고 예수는 신의 도구였다는 아리우스파와 예수는 아버지 하나님과 동등한 격위라는 삼위일체 교리를 주장한 아타나시우스 파가 맞붙게 되었습니다.
공의회에서는 아타나시우스파가 황제의 지원 하에 승리하지만, 기독교에 무지했던 콘스탄티누스가 복기해보니 이단으로 낙인 찍힌 아리우스의 교리가 더 간결하고 명료한 지라 뒤늦게 아리우스를 중용합니다. 이런 황제의 심경의 변화에 따라 아리우스파가 중용되고, 아타나시우스파가 수세에 몰리게 됩니다.ㅋㅋㅋ
하지만 콘스탄티누스 사후에 테오도시우스 1세의 주최 하에 열린 1차 콘스탄티노폴리스 공의회에서 아리우스파는 이단으로 재차 낙인이 찍히게 되고, 이단 낙인 찍히는 것에 끝나지 않고 제국에서 추방됩니다. 추방당한 아리우스파가 도망간 곳이 게르만 지역이었고, 여기서 아리우스파 기독교가 퍼지게 됩니다.
이후에 삼위일체론에 의거하여 예수의 신성과 인성에 대한 논쟁이 다시 벌어집니다.
단성론을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예수의 인성은 신성에 흡수되어 신성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며,
양성론을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인성과 신성은 별개이나 둘이 하나로 융합, 결합되었다고 주장했으며,
양성론과 비슷하지만 인성과 신성은 처음부터 끝까지 분리되어 있다는 이성론까지 등장합니다.
에페소 공의회에서는 이 세 주장이 쌔빠지가 쌈박질하다가 이성론을 주장한 네스토리우스파가 이단으로 내쳐지고 쫓겨난 네스토리우스파는 사산조 페르시아쪽으로 도망을 가게 됩니다. 이들은 동쪽으로 도망을 가며 자신들의 교리를 포교하게 됐는데, 이들의 영향은 당나라에까지 도달하여 최초로 중국에 경교라는 이름으로 기독교가 전파되게 됩니다. (이 경교는 중세 시대에 엉뚱하게 프레스터 존 신화로까지 만들어지게 되는데...)
칼케돈 공의회에서는 단성론이 이단으로 규정되며 양성론이 최후의 승자가 됩니다.
이 때 단성론을 주장하던 알렉산드리아 주교구는 콥트정교회로 따로 독립하며 유럽 기독교의 모태인 동방정교회와 다른 길을 갑니다.
위 공의회들에서는 예수의 격위 이외에도 마리아의 죄성(성모무염시태), 격위(태오토코스;하나님의 어머니)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지만, 곁다리 이야기일 뿐이니 크게 다룰 필욘 없으니 따로 언급하진 않습니다.
바이블 왜곡의 역사는 이후에도 계속됩니다.
개신교가 천주교에서 떨어져나오면서 지들 입맛에 따라 천주교에서 성서라고 부르던 72권 중에서 6권을 떼버리고 66권만 정경이라며 믿으며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죠.
심지어 개신교는 자신들의 정당성을 바이블에서 찾자며 헬라어 신약을 보는 카톨릭에 대항해서 히브리어로 신약을 역번역하고, 이것이 원본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함;;;;
"우리 개신교는 원본인 히브리어 신약을 보고, 카톨릭 찌질이들은 사본은 헬라어 신약을 본다!"
더 웃긴 건 천주교의 사도신경을 그대로 받아쓰면서 내용을 변개해버립니다. 이 사도신경이란 것이 바이블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일종의 천주교의 신앙고백인데, 개신교에서 이걸 가져다 쓰면서 천주교적 색체를 씻어내기 위해 해석을 이상하게 해버립니다.
I believe in God, the Father Almighty,
Maker of heaven and earth,
and in Jesus Christ,
His Only Son our Lord,
who was conceived by the Holy Spirit,
born of the Virgin Mary,
suffered under Pontius Pilate,
was crucified, dead, and buried
He descended into hell
The third day He rose again from the dead
He ascended into heaven,
and sitteth on the right hand of God
the Father Almighty
from thence
He shall come
to judge the quick and the dead.
I believe in the Holy Spirit,
The Holy Universal Church,
The Communion of Saints,
The forgiveness of sins,
The resurrection of the body.
And the life everlasting,
Amen.
위 영문은 개신교의 사도신경입니다. 사실 천주교의 사도신경과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개신교의 사도신경만 가져왔습니다.
개신교는 성인(saint)이란 개념이 없습니다. 그래서 위 사도신경에 있는 saint를 성인이 아니라 성도로 변개해버립니다. 천주교의 원본 사도신경과 개신교의 사도신경이 다른 부분은 딱 한 부분 있습니다. 천주교에서는 Universal Church 대신 catholic Church라고 씁니다. 카톨릭이 의미적으로는 유니버셜과 별반 차이가 없지만, 카톨릭이란 이름마저도 그대로 쓰긴 불편했는지 개신교는 이 부분만 수정해버리는 치졸한 짓을 해버리죠.ㅋ (바꿀 거면 saint도 바꾸든가...)
결론 : 바이블의 선정부터 신성의 규정까지 인간들의 입맛에 따라 결정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