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명절 추석을 맞이하여 좋은 말씀 전하러 왔습니다.
어제 신천지 교인 하나가 144000 타령하며 해당 구절을 가져왔는데, 참 재미있는 게 있습니다.
거기엔 말세에 이스라엘의 12지파가 각 12000명씩 총 144000명이 머리에 인을 뙇 찍히고 나타난다고 나오는데요.
사실 현재 이스라엘은 지파란 개념 자체가 사라졌어요.
우연히도 오늘 샤를세환의 비디오카페에서 쉰들러리스트 리뷰를 했는데, 그 방송을 보고 쉰들러 리스트를 다시 시청했습니다. 세 시간 짜리 영화이고 이미 여러 번 봤지만, 다시 봐도 명작은 명작이네요.
이 영화는 독일의 유태인 탄압을 그렸지만, 실제로 유태인들은 몇백년간 유럽과 중동에서 엄청난 탄압을 받았습니다. 쉰들러 리스트 제작 일화 중에도 이를 뒷받침하는 일화가 있지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를 촬영하는데, 폴란드 할아버지가 느닷없이 와서는 난 히틀러도 싫지만, 유태놈들도 싫다! 그생퀴들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거 존트 역겨움! 이라며 한바탕 난장판을 만들었다고 합니다.주연 배우 리암 니슨이 논리적으로 설명하려 했지만 말이 통하지 않아서 대화를 포기했다고 합니다.
독일, 폴란드 뿐만이 아닙니다. 러시아에서도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전역에서 유태인은 더러운 민족, 저주받은 민족, 돈만 아는 수전노 민족으로 여겨졌습니다.
이런 유태인이 받은 핍박은 다음에 말할 12지파와 상당히 관련이 있습니다.
바이블을 관심있게 읽어본 사람이라면 고대 유태인들은 부계로 혈통이 넘어오는 것을 알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에는 모계 사회가 되었고, 부계 문화가 무너지면서 지파란 개념도 사라졌습니다. 이것은 교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인 사건들과 관련이 있습니다.
기원 후 70년 경 로마에 의해 세계 곳곳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된 유태인들은 그 뒤로 2000년 가까이 나라 없는 민족으로서, 유럽에서는 메시아를 죽인 민족으로서 갖은 핍박을 당합니다. 역사적인 사건이 있을 때마다 유태인들이 분노의 표적이 되고, 유태인 여자들은 강.간의 타깃이 됩니다.
그래서 유태인 여자가 낳은 아이가 남편의 아이인지 알 수가 없게 되버리죠. 이런 이유 때문에 유태인은 언제부터인가 모계 핏줄을 따르게 됩니다. 언제부터 모계혈통을 따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은 여러가지입니다, 디아스포라 때부터이다. 로마가 기독교를 국교화한 이후부터이다. 십자군 전쟁 때부터이다. 등등 그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확실한 것은 구약 시대와는 달리 유태인은 부계가 아닌 모계를 따지게 되었고, 이와 함께 지파란 개념도 사라지게 되었다는 겁니다.
심지어 현 이스라엘 정부에서는 유태인의 정의를 혈연주의가 아니라 종교로 보고 있습니다. 즉, 유대교를 믿으면 유태인이라는 거지요.
이런 걸 감안하고 보면 요한계시록의 144000명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아마 요한, 혹은 요한의 이름을 빌린 요한공동체의 저자는 미래에 이스라엘의 12지파가 사라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겁니다. 그래서 말세에 7년 대환란이 오면 12지파마다 각 12000명씩 믿는 무리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희망사항을 적어놨을 겁니다.
그런데 이를 어째?
이스라엘 민족을 대표할 12지파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는데???
기독교의 예언서 끝판왕이라는 요한계시록이 이따위인데, 기독교가 미래에 대한 예언을 퍽이나 잘하겠다.
이렇게 엉터리니까 주기적으로 말세론이 나오고, 말세 타령하는 이단 사기꾼들이 생겨나는 거지.
그걸 감안해서인지 신천지에서는 12지파라고 하면서 예수의 12제자의 이름을 지파명으로 쓰더군요.ㅋㅋㅋ
신천지, 진짜 골때린 놈들입니다.
진짜로 내부에 잠입해서 걔네 교리를 제대로 들어보고 싶을 정도로 똘끼 넘치는 교리를 가지고 있는 놈들이죠.
내용 추가) 잠수 타기 전에 쓰고 싶었던 글이 있는데요, 예수의 실존성, 혹은 역사 속의 예수라고...
이걸 쓰려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잘 간추려야 하고, 기원을 찾아가면 벤자민 프랭클린의 주장까지 올라가는 내용이어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핑계로 쓰지 않고 있었는데, 쓰고 싶던 글은 쓰지 못하고, 전혀 다른 글만 쓰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