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개신교 집안이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도 교회에서 만나 결혼하셨습니다.
저도 태어나자마자 세례를 받았었다고 합니다. 물론 저는 기억이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버지는 종교가 없으시고, 어머니와 제 여동생은 불교, 저는 천주교 신자가 되었습니다.
저는 교회 가는 것을 참 좋아했습니다.
교회 냄새도 좋았고, 찬송가 부르는 것도 좋았고, 익숙한 동내 아줌마, 아저씨 그리고 친구 엄마, 아빠들이
기도하다가 갑자기 방언을 하는 것도 무섭지만 신기하고 재밌었습니다.
그래서 매주 일요일이면 TV에서 하는 만화도 안 보고 엄마 손 잡고 교회에 갔습니다.
교회가 조금 커지면서 우리 교회도 여름성경학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가 제가 국민학교 2학년 때 입니다.
대학생 형, 누나들이 담임교사로 와서 같이 레크레이션도하고 마술도 보여주고 그림 수업도 해줬습니다.
때마침 우리 동네에 외국 영화에서만 보던 햄버거 가게가 처음으로 생겼습니다.
우리 담임교사였던 형과 누나는 우리 반 아이들을 데리고 햄버거 가게에 가서 햄버거와 콜라를 사줬습니다.
처음 먹어보는거라서 어떻게 먹는지 몰라, 선생님이 먹는 방법도 알려줬습니다.
정말 너무 맛있어서 한입, 한입 먹는게 너무 아까워 눈물이 날 정도였습니다.
햄버거를 거의 다 먹어갈 때 쯤 담임 누나가 갑자기 우리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얘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햄버거는 누가 사준거에요?"
"선생님이요~~!!"
"아니에요. 이 햄버거는 하나님이 여러분들께 사준거에요."
담임 누나가 계산을 하는걸 본 우리는 모두 어리둥절 했습니다.
"그럼 이 햄버거 먹고 여러분들은 뭘 해야 할까요?"
"...."
"모르겠어요? 친구들 교회 데리고 와야죠."
"왜요?"
"하나님이 햄버거까지 사줬는데, 안그럼 여러분들 지옥갈꺼에요."
저는 이 얘기를 집에 가서 아버지께 그대로 했습니다.
그 때까지 난 아버지가 그렇게 화를 내는 모습을 처음 봤습니다.
교회에 전화해서 내 아들... 햄버거... 지옥... 소리 지르며 아버지께서 욕하는 걸 처음 봤습니다.
그 뒤로 우리 집에선 교회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에 목사 아들이 있었습니다.
뭐에 꽂혔는지 저만 보면 교회에 가자고 설득을 하려고 했습니다.
레파토리는 모두 알고 계시듯이 하나님 믿지 않으면 지옥간다는게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우리 엄마 불굔데, 네 말대로면 우리 엄마 지옥가는 거냐? 아무 잘못도 안했는데?"
"하나님 믿지 않는게 세상에서 가장 큰 죄야."
"그러니까 우리 엄마 지옥간다고?"
"어"
살면서 사람 그렇게 두둘겨 팬게 처음이었습니다. 친구들이 증언 안해줬으면 정학 먹을 뻔 했습니다.
큰어머니께서 노인정에서 친구분 설득에 못이겨 교회 갔다가 결국 불교에서 개신교로 개종했습니다.
수십년 동안 지내오던 집안 제사 준비하던 형수에게 악마 숭배 어쩌구 하면서 십자가를 들이댑니다.
왜 그러냐고 화내는 사촌 형에게 기도하자는 말만 합니다.
언제가부터 큰어머니께서 사촌형네 집에서 살고 계십니다. 큰 집 왜 비워두냐고 물어보니, 팔아서
교회에 기부했다고 둘째 사촌형이 줄담배를 피며 얘기합니다.
사촌형네 집안이 아주 박살이 났습니다.
개신교는 아주 치가 떨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