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초기부터 한반도에 들어온 여러 불교사상 중에서
구산선문(九山禪門)을 형성하며
가장 뛰어난 불교철학 학승들과 선승들을 배출한
한반도의 선불교
그중
서산대사(西山大師)와
그 제자인 사명당 - 사명유정(四溟惟政 1544∼1610) 모두
조선조 후기 임진왜란으로 혼란하던 시기에
승병을 일으킨 호국불교의 "전사"같은 이미지의 승려들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 분들의 진면목을 (한반도의 선의 계보를 이어갔던)
알게하는
선시 몇수가 있어 적어봅니다
청허(淸虛) 서산대사(西山大師)
- 人境俱奪-(인경구탈 : 주관과 객관을 모두 놓아버림)
梨花千萬片
飛入淸虛院
牧笛過前山
人牛俱不見
배꽃 천만 조각
빈집에 날아드네
목동의 피리 소리 앞산을 지나가건만
사람도 소도 보이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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忽得自家底
頭頭只此爾
萬千金寶藏
元是一空紙
홀연 머물곳 얻으니
온갖 것이 모두 이것이어라
천언만언의 경전들이
본시 하나의 빈 종이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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八十年前渠是我
八十年後我是渠
80년 전에는 저것이 나이더니
80년 뒤에는 내가 저것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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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게(臨終偈)
천 생각 만 가지 헤아림이
붉은 화로에 한 점의 눈이로다.
진흙소가 물 위를 가나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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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西風) 하늬바람
사명당 사명유정(四溟惟政 1544∼1610)
西風吹動雨初歇 (서풍취동우초헐)// 하늬바람 불자 비는 처음 그쳤네
萬里長空無片雲 (만리장곤무편운)// 넓은 하늘에 구름조각 하나 없구나
虛室戶居觀衆妙 (허실호거관중묘)// 빈 방에 앉아 온갖 묘한 이치를 관하니
天香桂子落紛紛 (천향계자낙분분)// 하늘의 계수나무 향기 어지러이 떨어진다.
( 쓸데없는 사족이자 허튼소리 가득한 주해 :
여름장마 내내 비가오다가
가을서풍이(하늬바람) 불어오자
푸르고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을 보며
계절의 변화와 순리에 감탄하여
묘한 세상사 이치를 관하면서 삼매에 들어서
하늘로 부터 달빛이 흔들리듯 떨어지는것이
계수나무의 향으로 맡아집니다 )
들어온지 백년도 안되는 서구 자본주의의 유입으로 복잡다단해진 현대 사회에
아직은 온전히 그림자처럼 2천년이상을 이땅에 남아있는 한반도의 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