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희망을 보는 장이 아니라, 거대 양당의 복수혈전에 그친다면 나라에 미래가 있을까.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한다지만 누가 되든 대선 후가 더 걱정이라는 사람들도 상당수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승패에만 관심을 갖지 말고 어떻게 하면 선거 이후에 우리 사회가 한 걸음이라도 나아질 수 있을지 고민하고 행동해야한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윤미향 의원,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부산시장 문제가 발생했을 때 민주당이 보인 모습은 상식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었다. 뭐가 민주당을 그렇게 변하게 만든 건가.
“성공했으니까. 예전에는 그렇게 이상한 행동을 하면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행정부도 차지하고, 국회도 개헌 선에 가까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지지율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 그러니까 승리에 취해서 계속 이상해지고 있는 거다. 파병된 청해 부대원들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는데,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이 보고를 받으시자마자 참모회의에서 바로 누구도 정말 생각하지 못했던 공중급유 수송기를 급파하라고 지시했다’고 자랑하는 거는 정상이 아니다. 대장동 사건 같은 경우는 정말 사과해야 되는 거다. 본인이 설계했다고 해 놓고, 설사 뇌물을 받은 사람 중에 국민의힘 쪽이 많다고 해도 그게 어떻게 자신을 면책시키는 논리가 되나.” (민주당은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주장한다.) “그런 진짜 이상한 말을 당 대표, 원내대표라는 사람들이 받아서 우기니…. 어찌어찌 해서 민주당이 대선에서 또 이기면 진짜 괴물이 될 거다.”
―국민의힘이 집권하면 달라질까.
“하… 그게… 그래서 선거 후가 더 걱정이 되기는 한다. 정권교체는 필요한데 국민의힘도 전국 단위선거에서 4연패를 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4번이나 들어섰는데도 별로 변한 건 없지 않나. 지도부가 추석 전에 곽상도 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50억 원 받은 걸 알았다 면서도 아무 말 안한 걸 보면…. 당연히 밝히는 게 상식 아닌가? 그래서 리더들의 자각이 정말 중요한데… 그런 걸 밝히는 게 정치적으로 손해 보는 것 같지만 나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믿는다.”
―당신은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고 보는 쪽 같은데.
“김대중 대통령은 DJP연합으로 간신히 대통령이 됐지만,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에게도 대통령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경상도 출신인 김중권 비서실장을 기용하고, 자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전두환 전 대통령을 청와대로 불러 밥도 먹었다. 그런 게 한 나라의 대통령다운 모습이다.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 때부터 점점 그런 모습이 사라지더니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거쳐 지금은 완전히 없어졌다. 문 대통령도 취임사에서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도 섬기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정말 철저하게 편 가르기를 했다. 한 명이라도 우리 편이 많아서 이기면, 다른 쪽은 신경도 안 쓴다. 청와대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과 견해가 다르다고 국민을 친일파, 토착왜구로 모는데… 그런 말을 어떻게 국민에게 쓰나. 하면 안 되는 행동을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서. 오직 그것만 생각한다.” (그런 탓인지 우리 사회가 굉장히 안 좋아졌다.) “출세하기 위해 안달하는 정치인들이 롤 모델이 되고 있으니…. 당 내에서 눈치를 보다가, 뉴스공장에서 김어준이 뭐라고 하는 지 듣고, 댓글 보고 따라가는 식이다. 정치인들이 국민의 모범이 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도록 이끌어야하는데 되레 강성 추종자들을 따라만 가고 있다. 이런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억지로라도 새 피를 수혈해야하는데, 오히려 조국 수호 집회 다녀온 사람, 무슨 시민단체 이런 쪽에서만 끌어당기니… 그래서 바뀌기는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