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칭 앙망문이라 불리는 목숨을 구걸하는 김대중의 편지가 있습니다. 정치게시판에서도 몇번이나 거론을 하며 DJ를 놀림감의 소재로 삼는 구실이 되었었죠.
하지만, 인격적으로 비굴하게 구부려졌던 그의 초라함을 우스개로 놀림감으로 삼으면서도, 막상 그가 그렇게 비굴하게 굴종하도록 만들었던 전두환의 불법적 폭력과 고문, 살해위협, 폭압적 권력행사에는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때문이었습니다.
이게 정말 동시대를 살아가는 민주국가 시민의 모습인가 가끔 생각해보면, 참담함을 속으로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당신들은 그의 앙망문을 보며 그를 비웃을 자격이 있습니까?
만일 정말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전두환의 비열한 폭력에는 그보다 더한 비난을 퍼부을 생각도 있습니까?
본인들의 정파적 호불호로 모든 일의 절대적 판단기준으로 삼는 행위때문에, 사회구성원이 지켜야 할 모든 상식적이고 도덕적인 가치를 스스로 붕괴시키면서도 그걸 느끼지 못하는 불감증이 아닌지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