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투자한 외국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노조의 강경 투쟁과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에 대해 세계 어디에도 없는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노조 때문에 대규모 투자를 포기한 사례 등 자신들의 경험담을 생생하게 증언했다는 점에서 더 충격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7일 주최한 좌담회에서 이들이 전한 내용은 한결같다.
가장 강조한 것은 강성 노조의 폐해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지난해 노조원이 야구 방망이를 들고 사무동에 난입해 사무기기를 부쉈다. 세계적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곳은 없다고 했다. 그는 GM이 공장을 둔 30개국 중 매년 임금교섭을 하는 곳은 한국뿐이라며 임금 협상 타결을 위해 5년간 인건비를 50%나 올렸다고도 했다.
이런 노조는 투자 유치의 적임도 확인됐다. 에이미 잭슨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대표는 2010년부터 연평균 1억 달러를 한국에 투자하던 회원사가 최근 노조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 때문에 올해부터 투자를 전면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유시탁 파카코리아 전 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뒤 20%가량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민주노총 소속 노조의 극렬한 반대로 회사가 승소하는 데 4년 걸렸다면서 노조 문제가 불거지자 한국 철수까지 검토된 적 있다고 했다.
이들은 최근 한국이 추진 중인 노동개혁이 미흡하지만 성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크람 도라이스와미 주한 인도 대사는 지방정부들이 경쟁적으로 노동 규제를 풀고 있는 자국의 노동개혁 성공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잭슨 대표는 기업은 원가를 무시할 수 없는데 강성 노조 때문에 통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호샤 사장은 많은 한국 노조가 회사가 손실이 나도 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 한국 노동개혁이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런 기득권 노조를 개혁하지 않으면 청년들의 미래도 암담하다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