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에서 퇴출 저지 청탁과 함께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51)이 조만간 가석방(수감 태도가 우수한 수형자를 형기가 끝나기 전 미리 석방하는 제도)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구속된 은 전 위원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자마자 S1급 수형자(모범수)로 분류됐다. 임기 말 구속수감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들이 줄줄이 사면 또는 가석방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25일 "권재진 법무부장관의 최종 승인을 거쳐 이르면 오는 30일 은 전 위원이 가석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모범수 33명 가운데 은 전 위원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1·2심에서 징역 1년6월의 실형이 선고된 은 전 위원은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은 전 위원은 형기의 70% 이상 복역해 가석방 신청 요건은 갖췄다.
가석방은 형기의 3분의 1 이상 복역한 수형자를 대상으로 구치소·교도소에서 예비심사를 거쳐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가 이들의 죄질·행형성적·재범가능성을 따져 결정한다.
서민들의 꿈을 앗아간 저축은행 비리 관련자인 은 전 위원을 모범수로 분류해 가석방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수형자는 죄질·범죄횟수를 고려해 S1~S4급으로 분류된다. 보통 신입 수형자는 S2 혹은 S3 등급을 받는다. 이명박 대통령의 BBK 의혹을 폭로한 혐의로 징역 1년이 확정돼 충남 홍성교도소에 수감 중인 정봉주 전 민주통합당 의원(52)은 S2급이다.
은 전 위원은 형이 확정된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총 9차례에 걸쳐 검찰 조사를 위해 구치소 밖으로 출정을 나왔다. 은 전 위원이 출정 시 사복을 착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법무부 관계자는 "그런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은 전 위원은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에서 BBK법률지원팀장을 맡았다. 최근에는 'BBK 가짜편지 사건'을 폭로한 치과의사 신명씨(51)가 이 사건의 배후로 은 전 위원을 지목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