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재미있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무한도전이 24주만에 파업을 마치고 돌아온 것이죠.
저도 무도빠 중의 한명이라 꽤나 반갑더군요.
역시 방송이 끝나기가 무섭게 트위터에는 온갖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왕의 귀환. 진정한 토요일이 왔다. 무한도전없는 24주가 24년 같았어" 등
오글거리는 멘트들이 쏟아져 나오더군요.
뭐. 무도빠의 입장에서는 기분좋은 오글거림이었습니다.
하지만 곧 이러한 멘트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왔습니다.
"무한도전 시청률이 48%가 나왔대,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심이 만들어낸 결과.
이명박!이게 국민의 뜻이다. 오만한 정권이 만들어낸 역사적인 사건 " 등
무수한 말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48%. 48%?
전 의아했습니다.
당일날 시청률을 발표할 리가 없을 뿐더러,
방송이 끝난 지 1시간도 채 안된 시간에 시청률 발표를 했다?
게다가 아무리 무한도전이지만 시청률이 48%가 나왔다?
무한도전 본 사람 = 무조건 이명박정권(재철)을 반대하는 사람이다?
결국 오늘 시청률 발표를 했더군요.
닐슨미디어 기준 전국 시청률 14% 나왔습니다.
토요일 기준 예능프로그램 1위를 했더군요.
하지만 언론과 넷상에서 쏟아내는 관심도와 충성도에 비해서는 초라한 시청률이었습니다.
붕어빵 시청률이 11%였던 점을 생각하면 말이죠.
그럼 반문을 해보죠.
이명박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은 이제 겨우 국민의 14% 뿐인가요?
이제 뭐라고 대답을 하실까요?
어떻게 무한도전 보는 사람은 곧 MBC노조의 입장에 서서 그들을 온전히 지지하며,
이명박정권에 대한 반발감을 가진 사람이라고 쉽게 규정짓는 건가요?
전 무도빠이지만, 김태호PD의 정치색을 싫어합니다.
깨어있는 그의 행동은 좋아하지만, 정치노조의 색을 벗지 못한 건 아쉽습니다.
그럼 전 그들의 규정에 의하면 회색분자가 되는 건가요?
이미 언론사를 통해 시청률이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트위터에서는 무한도전 시청률 48% 넘었대요라는 글들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김재철)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무한도전을 본 거다."라는
비논리적인 글들이 무차별적으로 전파되고 수용되고 있습니다.
어느 정당에서는 트위터리안들과의 소통이 곧 완전한 소통이며,
그들이 곧 완전한 정치 대안세력이라 하더군요.
팔로워가 30만이니 그는 국민과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고,
트위터를 하지 않으니 국민과의 소통을 포기한 불통의 정치인이다?
뭐 어떤 방면으로 보면 트위터를 통한 소통이 순기능적인 면이 있습니다.
그가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는 하나의 매체가 됐으니까요.
하지만
"전 국민의 하수인이 되겠습니다. 99%의 서민의 마음으로 보듬겠습니다"
라는 정치인들의 말을 온전히 믿으시나요?
본인의 아이는 1년에 수천만원 줘가며 외국인 학교에 보내면서
서민이라 자처하는 정치인을 믿으시나요?
본인은 타워팰리스에 살면서
쪽방촌 서민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정치인을 믿으시나요?
트위터는 얼마든지 작위적인 이미지 생성이 가능한 매체입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글과 사진을
소통이라는 이름으로 배포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하고 편리한 홍보수단이죠.
RT만 해놓으면 그 사람들은 곧 자신의 지지세력이다 라는 말로 포장하는 것도 가능하고 말이죠.
글이 너무 길어졌군요.
짧게 줄이자면
근거없는 글들을 무차별적으로 수용하고, 본인의 입맛대로 각색하고 퍼나르며,
자정할 능력도, 의지도 없는 그들은 절대로 정치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 또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인정하되, 그들이 대안세력이 될 수 없다는 점은 확고합니다.
전 정치인들이 넷상에서 편리에 의한 더 많은 사람과의 소통보다는
재래시장,노동현장에 한 번이라도 더 찾아가서 하는 그러한 소통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선거 앞두고서 찾아가는 그러한 소통 말구요.
물론 사진사를 동원한 국밥대통령과 암행어사서울시장은 반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