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람들은 박정희의 허물은 정말 꼬치꼬치 잘 안다. 그의 만주군 경력, 남로당 경력, 고문, 탄압에서부터 시바스 리갈에 연예인들과의 술자리까지 좔좔 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박정희의 공은 그만큼 잘 모른다. 그저 경제발전을 했다느니, 조국근대화를 했다느니, 보릿고개를 없앴다느니 하는 정도로 막연하게 알고 있다. 하루하루의 삶이 바쁜 생활인들이나, 맨 날 책만 본다고 으스대는 자들이나 별 차이가 없다.
한국인들은 박정희와 더불어 '강대국형 고도산업구조'라는 한민족 5000년 역사상 유례없는 보물을 건설했다는 사실을 대부분 모르는 것 같다. 오늘날 한국이 영위하는 철강, 기계, 조선, 자동차, 전기, 전자, 반도체, 정보통신, 석유, 화학과 같은 산업들은 선진국들이라고 다 영위하는 산업구조가 아니다. 선진국들 중 에서도 오직 강대국들만이 영위하는 산업구조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이후 강대국형 산업구조를 이룩한 나라는 전 세계에 단하나 - 한국밖에 없다는 사실도 잘 모르는 것 같다. 실력 없고 보잘 것 없는 한국의 기업들이 박정희의 지휘에 따라 경제 전쟁터로 돌격한 이래, 40년 넘게 강대국들의 골리앗기업들과 싸워 이겨 마침내 이룩하게 된, 온통 피땀과 피눈물로 범벅이 된 승전기념탑이다.
이 강대국형 산업구조는 19세기 제국주의 열강시대이래로 영국, 프랑스, 미국, 독일, 이태리, 일본, 소련정도의 일곱 나라밖에는 가져 보지 못한,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다. 최근에는 영국, 이태리, 소련마저도 이 대열에서 탈락했다. 한국을 포함하여 미국-일본-독일-프랑스밖에는 가진 나라가 없다.
중국이 뒤늦게 이 대열에 끼어 보려고 한국의 설계도면을 훔쳐다 배를 만들고, 자동차기술을 배우려고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려다 쌍용차노조에게 수모를 당하기도 하였다. LCD, PDP를 자체기술로 개발하려 시도했으나 끝내 실패하고, 한국기업들을 인수할 수밖에 없었다.
동북아시아의 강대국 고구려의 멸망이래로, 한국은 주변 강대국들에 짓밟혀 눈물이 마른 적이 없었다. 대대로 공녀-갈보-화냥년-정신대-전쟁노예-환관내시-징병-징용 등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20세기는 청일전쟁-러일전쟁-일제식민지-6.25전쟁-민족분단으로 한국사 5000년 중에서도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중의 하나였다. 이러한 눈물의 역사를 극복하고 희망차고 당당한 21세기로 나가려면, 말로만 민족자주를 외쳐서는 되지 않으며, 우리 스스로가 주변 4강과 어깨를 겨루는 다섯 번째 강대국이 되어야 한다.
강대국형 산업구조만이 우리를 다섯 번째 강대국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러한 물적 기반을 우리는 박정희시대에 건설할 수 있었고, 나아가 내실 있는 자주국방도 추진할 수 있었다. 박정희시대에 한국은 고구려에 이어 다시 강대국의 꿈을 키울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였고, 1천년이상 이어져 온 눈물의 역사를 끊어버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절대로,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또한 한국인들은 박정희의 경제발전과 대규모 중산층창출로 말미암아 정치민주화마저도 이룰 수 있는 토대를 갖게 되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치민주화는 레닌, 모택동, 호지명, 간디, 네루, 만델라 같은 세계적인, 역사적인 獅子들도 그들의 나라에서 이루지 못한,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다. 이 어렵고도 어려운 일을 겨우 여우수준에 불과한, 한국의 민주화인사들이 이룬 것이라고 행여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박정희의 성공한 경제발전이 대규모 중산층을 창출시켰고 그 두터운 중산층이, 박정희가 죽은 이후, 정치민주화의 원동력이 되었다. 우리는 박정희가 한국의 정치민주화의 기반마저도 실질적으로 만들어 낸 한국의 호랑이였음을 솔직하게 인정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