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민노당 학생당원 2007년 대선 때 '온라인 선거팀' 활동
"블로그 뉴스 조작과 댓글 달기… 한 달에 70만원씩 받아"
"노회찬·심상정 지지 글 비판하고 반박 댓글 달기도" 고백
2007년 대선 당시 구 민주노동당에서 학생 당원을 동원해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동원된 학생들은 경기동부연합 성향으로 분류되는 당 청소년위원회 소속으로 영등포의 한 모텔에서 단체로 숙식하며 일명 ‘댓글 아르바이트’를 했다.
인터넷 진보 매체 레디앙은 25일 구 민노당 청소년위원회에서 활동했던 김모씨가 당시 댓글 아르바이트로 동원됐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온라인 선거팀이라 불리는 곳에서 두 달 동안 댓글 아르바이트를 했다. 영등포 한 모텔에서 단체로 숙식하며 활동했다. 선배가 다른 곳에 가서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고 어디서 나오는 돈인지 모르겠지만 한 달에 70만원씩 받았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2007년 민주노동당 대선후보로 권영길 전 대표가 확정 된 후 당 내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이라는 청소년 단체 사무국장과 청소년위원회 제안으로 온라인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이 단체는 90년대 초반 서울 지역의 각종 청년회나 고교생 모임을 주도한 경기 동부 지역 출신들이 만들었고, 이들은 민노당에 집단 입당해 청소년 위원회를 장악했다.
당시 '민들레'라 부르던 대선 온라인 선거팀에 동원된 학생당원들은 새벽 4시부터 자정까지 영등포 한 모텔에서 공동생활을 하면서 중앙당사 4층의 빈 회의실로 출근해 블로그 뉴스를 조작하고 댓글을 달았다.
김씨는 "첫 날 출근했을 때는 4, 5명이 있었지만 대선이 끝날 때까지 15명이 활동했다"며 "당시 노회찬, 심상정 지지자들이 당 게시판에 글을 많이 올렸는데 가끔 당 게시판에 들어가 (이 글에 대해) 비판과 반박 댓글을 달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는 “노회찬, 심상정에 대한 특별한 감정이 없었다. 그런데 2007년 대선 당내 경선 당시 당 게시판에 그들의 악행을 고발한다는 동영상이 배포됐는데, 경기동부쪽 모 선배가 제작 배포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했다.
김씨와 함께 댓글 알바를 한 이들 중에는 반값등록금 운동을 주도했던 모 대학 학생회장과 당내 인사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0여 년 동안 NL계 운동권에 몸담았던 김씨도 이석기 의원을 몰랐다고 했다. 김씨는 "C&P(현 CNC커뮤니케이션즈)의 사업을 하청 받아 일을 했기 때문에 (C&P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다만 이 의원은 4·11 총선 공보물을 보고서야 알았다"고 했다. 그는 "홍보물에 이 의원의 대표 경력이 '민중운동'이라 돼 있어서 황당했다. '어라, 이 아저씨 그냥 기업가인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2010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당 활동을 그만 둔 상태다. 그는 "꼭대기에 앉아있는 선배들이 하는 일이 정말 옳은 것일까라는 문제의식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통합진보당 사태를 두고)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문제다. 나 역시 계속 당 활동을 했다면 그곳에 같이 있었을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