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년에 썼던 글 입니다. 일부 줄이고 다시 올립시다.
존재와 의식 그리고 정치 성향
존재와 의식이 일치하는 사람이 있다. 대체로 그들은 지식이 많고 논리적이다. 즉, 상관관계 파악능력이 발달되어있다. 예를 들어 종부세가 폐지되면 상층에게는 유리하지만 중간층이나 서민에게는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경험하지 않고도 안다. 종부세의 폐지는 필연적으로 세수부족을 낳고 그렇게 되면 중간층이나 서민은 세금을 더 내거나 혜택을 덜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중 그 신분이 중간층이거나 서민에 속하는 사람은 반 한나라당 성향을 띈다. 그 신분이 상층에 속하는 사람은 친 한나라당 성향을 띈다.
존재와 의식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즉,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을 가진 사람이다. 가난하거나 잘 살지 못하면서도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이에 해당된다. 이런 사람은 대체로 지식이 적거나 없고, 상관관계 파악능력도 없다. 다시 말해 무지 할뿐 아니라 사고력도 없다. 사고력이 없으니 비판능력이 없고 비판능력이 없으니 주류의 의견은 무조건 수용한다. 머리 외의 요인도 작용한다. 심리적 요인이다. 된장심리다. 자신이 선망하는 주류집단의 의견을 모방함으로써 자신을 그들과 동일시하고 싶어 한다. 즉, 머리 나쁘고 주제파악 못 하면 한나라당 지지자가 되기 쉽다.
전혀 다른 이유와 양상으로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을 가지는 사람도 있다. 가치관이다. 사익보다 공익적 가치를 중시하며 사회 정의를 중시한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상층이면서도 종부세 폐지에 반대한다. 그것이 공적 가치를 훼손하고 사회 정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이준구 교수와 같은 사람이 그 대표적 예이다. 이런 사람은 대체로 반 한나라당 성향을 띈다.
가치관이 더러운 인간이 있다. 자신의 이익 말고는 그 무엇에도 관심이 없으며 사익추구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짓도 거리낌 없이 한다. 그러면서도 애초에 양심이라는 것을 가지고 태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못한다. “사회 정의라니 그게 다 뭐 말라비틀어진 소리냐?”며 누가 그런 말을 하면 오히려 비아냥거린다. 신분에 관계없이 100% 한나라당을 좋아한다. 유유상종이라고 사람은 원래 저 닮은 놈을 좋아하게 되어있다.
집단 정체성 때문에 존재를 배반하는 사람도 있다. 프롬은 가난하고 무식한 백인 하층 중에 공화당 지지자가 많고 이들 대부분이 인종차별주의자인 이유를 다음과 설명한 바 있다. “내 세울 것이라고는 자신이 백인이라는 사실밖에 없는 이들은 더욱 더 집단 정체성에 집착하게 되며 그에 따라 더욱 더 인종차별주의자가 된다.” 경상도민 중 가난하거나 잘 살지 못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이와 유사한 이유로 지역차별주의자가 되며 이들은 당연 한나라당을 지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