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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선거 직후 꾸린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에 친문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의 대표를 지냈던 도종환 의원을 임명했다. 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다. 친문의 핵심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는 것은 비록 비대위가 지도부 구성 때까지의 한시적 기구일지라도 민심에 대한 반응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을 반증한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핵심 가치는 국민에 대한 책임성과 대표성이다. 이는 민심의 소재에 지속적이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 기제가 있지만 이를 가장 명시적·제도적으로 확인하는 수단과 과정이 선거다. 그럼에도 민주당 주류는 아직도 선거의 본질적 메시지와 패인을 애써 외면한다. 개혁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처방이 제대로 나올 리가 없다.
역대 서울 선거에서 나타난 승패는 다음 대선에 그대로 적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역대급으로 패배한 선거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정당이라고 볼 수 없다. 불과 한 달 여전에 국민의힘에 했던 비판은 그대로 민주당에 적용된다. 자칫 이 구조와 인식이 고착된다면, 민주당은 '선거에서 이기는 법'을 잊었던 과거의 열린우리당 이후의 민주당 계열의 정당과 박근혜 탄핵 이후의 국민의힘 계열의 정당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