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국노 고종-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지도자(박종인, 와이즈맵, 1만8000원)=‘나라는 반드시 스스로를 친 후 남이 친다 하였다.’ 동학혁명을 다룬 SBS 드라마 ‘녹두꽃’에 나오는 명대사다. 고종 때가 그랬다. 부패한 정권, 무너진 국방, 폭증하는 세금 그리고 고통받는 백성. 비운의 개혁군주로 불리는 고종이 전투 한 번 치르지 못한 채 500년 왕조 조선의 몰락을 자초하다 결국 사라지게 한 위선과 허상을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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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인 취임 1주년에는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사이트에 문제인을 세종에 비유했다.이제 문제인의 민낯이 드러난 지금 친문도 이 얘기를 감춘다.
그 뒤에는 고민정이 개력을 네세우며 정조에 비유했다. 하지만 정조에 관한 자료를 아무리 읽어봐도 그가 지금의 검찰총장에 해당하는 의금부 수장을 임기 내내 괴롭혔다는 내용은 없다. 게다가 정조가 기득권층과 싸우면서 개혁을 한 것은 백성을 위한 일인 반면,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은 그저 자신들의 특권을 지키기 위한 것일 뿐이다.
그럼 실제적으로 문제인은 어느왕과 비교되야 하는가?
먼저 문제인은 인조와 닮은 점이 많다. 전임 광해군이 명나라와 청나라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나라의 안전을 지키려 한 반면, 인조는 명나라에 대한 사대를 버리지 못하고 친명배금(親明排金) 정책을 펴는 바람에 결국 청나라의 침공을 불러온다.
문제인정권이 주체사상을 신봉하던 ‘주사파’를 등용하는 것은 인조가 서인만 감싸고 도는 것과 비슷하고, 오랜 동맹국이었던 미국 대신 중국과 북한을 숭배하는 정책도 인조의 친명배금을 연상시킨다. 운이 좋아 전란이 나지 않았을 뿐, 우리나라 국민이 바다에서 북한군 총을 맞아 죽고, 북한 노동당 부부장인 김여정에게 ‘특등 머저리’라는 말을 듣는 수모를 당해도 그저 헤헤 웃고 계시니, 열불이 난다.
그 다음은 연산군과 닮은 점이 많다. 연산군은 향락의 대명사로, ‘흥청망청’이란 사자성어는 그가 대궐로 뽑혀온 기생을 ‘흥청’이라 부른 데서 기인한다. 문 대통령 자신은 향락과는 거리가 있을지 몰라도 나랏돈을 흥청망청 쓰고 있는 점은 연산군과 비슷하다. 공무원을 엄청나게 늘렸고,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은 적자로 돌아섰다. 경제를 망쳐 세수가 줄어드는데 포퓰리즘 정책만 남발하니 나랏빚이 늘어나는 건 당연지사. 2019년 우리 국가 부채는 일반정부 부채는국내총생산의 43%에 달하고 일반정부 부채 및 공공부문 부채는 59%에 달한다, 여기에 연금 충당 부채를 포함하면 OECD 평균보다 높은 93%다.
그 다음으로 닮은 왕은 외척에 스카웃되서 휘둘린 철종이다. 문제인은 정치적 세력기반이 없어 친노와 친문에 휘둘리는 신세였고 이제 4년차가 되니 마음놓고 주변이 휘둘러 댄다.
그러나 이부분은 박근혜가 문제인보다 더한 저능아였기에 박근혜에게 넘겨 주는 것이 맞다.
그 다음으로 문제인이 닮은 왕이 고종이다. 고종은 조선 왕 중 가장 무능한 왕으로,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는 원흉이 됐다. 문 대통령 역시 무능이란 면에서는 결코 고종에게 뒤지지 않는데, 임기가 5년이라 다행이지 고종처럼 40년 넘게 대통령직에 머무른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문제인은 정적이 한 것은 무조건 폐기한다. 논란 많은 쇄국정책을 펴긴 했지만, 고종의 아버지 대원군은 통치 10년 동안 부국강병으로 갈 수 있는 일을 제법 했다. 인재를 고루 등용했고 악의 온상이던 서원을 철폐했으며, 군사를 양성하는 데 힘쓴다. 하지만 고종은 친정(親政)을 선언한 이후 대원군에 대한 적개심으로 그의 모든 정책을 폐기해 버림으로써 조선이 식민지가 되지 않을 길을 막아버린다. 문 대통령 역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적폐로 몰며 그들의 모든 것을 부정했는데, 그들이 소환될 때는 오로지 일이 잘못돼 ‘탓’을 하기 위함이다.
셋째, 고종은 책임지기를 싫어했다. “자기 의견이 있더라도 이를 처음부터 제시하지 않고 반드시 신하들 입에서 나온 의견을 좇는 형식으로 주장을 관철했다.”(위의 책 84쪽) 문 대통령은 상황이 안 좋아지면 입을 닫고 장기간 묵언 수행에 들어가고, 그 책임을 아랫사람들에게 미루는 게 특기다. 백신을 못 구했다고 국민이 질책하자 “백신 구매 책임자는 정은경 청장”이라고 한다든지, 검찰총장 징계안에 서명하면서 자기 의사는 전혀 관철되지 않은 것처럼 말하는 게 대표적인 예니, 고종과 정말 비슷하다. 설상가상 고종이 유체 이탈 화법도 곧잘 구사했다지 않는가.
이렇게 닮은 점이 많은 두 사람이지만, 그래도 고종이 문 대통령보다 나은 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사과문이 훨씬 진솔하다는 점이다. 예컨대 임오군란 직후 고종이 발표한 사과문에는 “화폐를 고치고 무고한 사람을 많이 죽인 것도 나의 죄다”처럼 모든 항목 끝에 ‘나의 죄다’가 반복돼 있다. 문 대통령의 사과문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구절이 있기는 할까? 물론 고종의 사과문은 남이 써준 것이긴 하지만, 그건 문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고종의 사과문을 들은 사람이라면 약간 위안 정도는 받았다는 점에서, 사과문에서는 고종의 압승이다.
다른 하나는 고종에게는 목숨을 걸고 직언하는 신하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영의정이던 이유원은 고종에게 여러 번 반대했고, 궁내 원로인 김병시 같은 이는 고종 앞에서 이런 직언을 한다. “어찌 이런 나라가 있습니까?”(위의 책 199쪽) 문 대통령 곁에는 대체 누가 있는가? 대통령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다면서 아부만 해대는 간신배가 한 트럭이다. 물론 고종이 충신들의 직언을 받아들이지 않아 나라가 망했지만, 신하들의 질적인 면에서도 고종의 압승이다..
문제인은 주제 넘게 정조와 세종을 바라볼 일이 아니고 고종부터 넘으려고 해야 한다. 그리고 민비처럼 설치는 정수기는 나대지 말고 손혜원같은 인간들과 어울리지 말고 집안 청소와 요리나 하라고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