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oid=119&aid=0002447504&sid1=110&opinionType=todayColumns
서울대 게시판 글을 정확히 누가 썼는지는 모른다.
공부는 하지 않고 밤낮 신문에 나는 정치 기사만 달달 외우는 재학생이 썼을 수도 있고, 정치에 관심 많은 중도 보수 성향의 전문 직업인 또는 실업자 졸업생이 썼을 가능성도 있다.
필자는 후자가 맞을 확률이 99%라고 본다. 이 ‘졸업생’이 조목조목 열거한, 전 대통령 박근혜가 잘못했다고 욕했던 비슷한 일들을 현 대통령 문재인이 더 잘못하는 걸 보고 박근혜에게 미안하게 느낀다는 마음은 많은 국민들이 지금 공감하는 자각이요 ‘반성’일 것이다.
그런 민심은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들이 증명하고 있다. 문재인 지지도는 이른바 허세적 강남 진보좌파, ‘대깨문’, 콘크리트 ‘광신도’ 집단과 호남 지역민들의 맹목적 응원이 겨우 받쳐주는 40% 선에서 간당간당 유지되고 있는 처지다. 현재 여론이라면 내년 봄 서울과 부산 보궐선거는 민주당의 필패이다.
필자는 문재인 정권이 586 운동권 출신들에 휘둘려 다수 국민이 바라는 프로페셔널한 선정(善政)을 베풀지는 못하고 이념에 치우쳐 나라를 시험하는 아마추어 국정을 펼치게 될 줄은 알았다. 그러나 문재인이란 사람은 어느 정도 믿었다. 이것은 많은 식자층과 국민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그의 인상에서 비롯된 잘못된 믿음이었다.
공식 기자회견이 1년에 한 번꼴에 불과한 최악의 불통(不通) 대통령이란 사실을 지적하며 ‘트위터라도 좋으니까 국민들에게 말 좀 하라’고 한 필자의 칼럼(데일리안 11월22일자) 이후 야당 정치인들과 논객들 사이에서 문재인의 침묵을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사납게 일고 있다. 그는 정말 비겁하고 무책임하며 나약한 대통령으로 남기로 작정한 것인가?
박근혜를 억지로 쓰러뜨리고 권좌에 오른 문재인이 그녀가 탄핵으로 마치지 못한 임기와 거의 같은 기간을 남겨 놓은 시점에서 박근혜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을 그는 최악의 수치로 여겨야만 할 것이다. 서울대 게시판 글을 혹시 보지 않았을(‘못했을’이 아니고) 수도 있다고 보고 그 글의 마지막 부분을 여기에 옮겨 놓는다.
<박근혜 정부가 최악의 정부라고 욕해서 미안합니다. 그때는 이렇게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미안합니다.>
대통령 문재인은 전 대통령 박근혜에게 뜻하지 않게 크나큰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 주고 있다. 박근혜가 옥중에서 특유의 살얼음 미소를 지으며 위안을 삼고 있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 박근혜나 문재인이나 별반 다를게 없다는게 요즘 대다수 국민들의 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