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oid=366&aid=0000597491&sid1=110
9월 24일 오후 2시, 청와대는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오전 11시부터 20분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신임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한일 관계 발전 방안 및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일본 최장수 총리였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재임 기간 한일관계는 악화일로였고, 그 후임자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총리가 취임했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등 현안이 산적해 있어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의 첫 전화 회담은 언론의 큰 관심을 받을 만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청와대의 이 발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미 일본 언론에서 전화 회담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대체로 보도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본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이 아닌, 스가 총리가 직접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에게 옛 한반도 노동자(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를 시작으로, 현재 매우 어려운 상황인 양국 관계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하는 등 주요 통화 내용을 직접 전달했다. 스가 총리는 통화가 끝난 14분 뒤 기자들과 만나 회견을 했고, NHK는 정오가 약간 지난 무렵 이 장면과 함께 영상이 붙어 있는 기사를 내보냈다. 청와대 발표 약 두 시간 전이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일본 정치를 바라보는 공통된 인식이 있다. '일본 정치는 한국보다 후진적'이라는 것이다. 이번 신임 총리 선출 과정도 국민적 지지도와 관계 없이 자민당 내 파벌간 담합으로 정해진 것을 보면 그런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치의 모든 면에서 그렇지는 않다.
먼저 국가 수반인 총리의 움직임이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의 통화도 청와대는 "오전 11시부터 20분간"이라고 밝혔으나, 일본 언론들은 "오전 10시58분부터 11시18분까지"라고 썼다. 총리관저 1층 로비에서 항상 대기하고 있는 출입기자들이 분 단위로 정리한 9월24일 스가 총리의 18개 일정 중 하나이므로, 청와대보다 일본 언론 기록이 더 정확할 것이다.
또 일본 총리는 언론과 매우 자주 만난다. 스가 총리는 16일 취임 기자회견을 했다. 그 후 17일, 20일, 23일, 24일, 25일 등 28일 현재까지 취임 13일간 기자회견을 6번 했다. 이틀에 한 번 꼴이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 취임한 후 3년 4개월 동안 브리핑룸에서 기자들을 만난 것이 6번이다. 가장 최근은 지난 5월 취임 3주년 특별연설이었다. 스가 총리의 13일이, 문 대통령의 3년4개월, 1238일과 같은 셈이다. 물론 일본 총리는 관저 출입시마다 대기하고 있는 기자들을 접촉하는 반면 구중궁궐(九重宮闕) 구조인 청와대는 기자들과 만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문 대통령도 '대통령이 기자들과 너무 적게 만난다'는 비판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최근 기자협회보 인터뷰에서 '직접적인 소통의 기회가 적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현안에 대한 대통령 직접 브리핑과 기자회견 개최 등 언론과 접촉을 더 늘려갈 의향은 없나'라는 질문에 "국민들과의 직접 소통에 방점을 두고 SNS 메시지, 국민과의 대화, 간담회, 현장방문 등 더 많은 국민들을 직접 만나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한 다양한 기회를 마련해 왔다"고 했다. 이어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과거와 달리 SNS 등 전달 방법이 다양해지고 기회가 많아졌다"면서 "무엇보다 대통령이 무슨 일을 하고 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다"고 했다.
기자가 아닌, 국민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SNS에 더 방점을 뒀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통(疏通)'은 "뜻이 서로 통한다"는 의미다. 북한이 우리 국민을 총격해 사살하고 불 태운 사실이 알려진 다음날, 문 대통령은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이 사건은 물론 북한도 언급하지 않았다. 기념사를 올린 페이스북 글엔 주로 비판하는 내용의 3000여개 댓글이 달렸지만, 문 대통령의 답변은 없었다.
이 사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육성은 사건 발생 6일만인 28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나왔다.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지만 소통은 없었다.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없어 "그것은 말이죠"라거나 "여기까지 하지요"라는 말을 들을 수 없는 자리였다.
문재앙은 무능함과 동시에 불통의 화신이기도 하죠
문재앙같은게 대통령이라는게 대한민국의 비극입니다.